[人사이트] 안용섭 서민금융연구원 원장 “소상공인 위기, '대안신용평가'로 해법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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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섭 서민금융연구원장

“정형적이고 객관적으로 나타난 데이터 이외에, 숨어있는 데이터들이 많습니다. 의사 판단할 때 이를 얼마나 수집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대수의 법칙'에 따라 데이터 신뢰도도 더 높아지게 마련입니다.”

안용섭 서민금융연구원 원장은 앞으로 대안신용평가 활용 영역이 소상공인에게 더 큰 가치를 가져다 줄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2017년 출범한 서민금융연구원은 서민금융관련 법제와 행정, 학제간 조사연구를 통해 서민금융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민금융 실태조사와 정책제안' '보이스피싱 피해구제를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 등이 주요 연구 주제다.

안용섭 원장은 “중저신용자는 특정 구간에 몰려있으며 그 인원수가 상당하지만, 신용카드 발급 등 정형화된 정보가 없어 '금융의 포용'이라는 측면에 있어서 소외돼 있다”며 “이와 같은 씬파일러에게 금융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테크니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민금융연구원은 최근 수년 동안 코로나19 펜데믹,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서민들이 금융 상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측면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자영업자 대출 연체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크게 증가했고, 금액 상으로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저축은행의 경우에는 500점 이하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취급을 상당수 중단한 상태다. 경기가 어려워졌는데 대출을 받기는 더 어려워진 것이다.

안 원장은 “현재 소상공인이 처한 상황은 '은행이 어려울 때 우산을 뺏는 것'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며 “다만 은행의 경우에도 PF 문제 등으로 좀 더 강도 높은 연체율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소상공인에 특화된 신용 스코어링 모델과 특화 은행이 대안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의 신용평가가 어려운 이유는 매출이 일반 직장인 대비 투명하지 않기 때문인 이유도 있다. 예컨대, 과거 모텔·펜션을 포함한 일부 숙박업소는 상당수가 현금으로 숙박비를 받았다. 현금흐름이 좋지만 매출파악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활용해 일부 2금융권은 '모텔대출'을 만들어 큰 수익을 내기도 했다.

안 원장은 “최근 연구는 지역상권 데이터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스코어링 모델을 개발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특정 상권과 업종, 인구 밀집도, 상권의 경쟁강도 등을 변수로 넣어 평당 예상 매출이 어느 정도 나오는지 예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 영역의 파이낸스도 점점 더 투명해지고 정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통신사가 비정형 데이터를 활용해 스코어링을 하는 통신대안신용평가 등장으로 더 주목도가 높아졌다.

통신사가 활용 가능한 정보 중 주목받는 요소가 가입자의 위치정보다. 가입자의 위치좌표 자체는 민감정보로 통신사가 활용하기 어렵다. 다만, 가입자의 위치가 매일 반복적으로 일정한 시간, 일정한 장소에서 발견된다면 이 가입자는 회사원은 아니더라도 매일 출근하는 근로자로 유추할 수 있다.

안 원장은 “위치정보뿐만 아니라, 통신정보를 통해 이 사람의 인적네트워크나 생활 태도, 금융지식 수준도 신용평가 모델링에 활용이 가능하고 이미 이에 대한 연구 결과도 많이 나와 있다”며 “국가 경쟁력을 위해서 정부도 포용과 혁신의 균형을 잘 맞추면서 규제 개선에 대한 접근도 너그럽게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