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이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한·미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뿐 아니라 영국, 유럽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전환이 하반기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다만 중동발 전쟁 확전 가능성과 미국 대선, 일본계 자금 유출 가능성 등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은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59(0.24%) 상승한 2777.28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개장부터 0.60% 상승해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는 장중 한때 2794.11까지 올랐지만 개인과 기관의 거센 매도에 상승에 제동이 걸리며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에서는 외국인만 홀로 438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1.29% 상승한 813.53을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3원 내린 1366.2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간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파월 의장이 9월 기준금리 가능성을 시사한 영향이다. 파월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검증(test) 조건이 충족될 경우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이르면 9월 회의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FOMC는 성명서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 5.25~5.5%로 동결하면서 인플레이션 목표에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책 초점이 물가에서 고용으로 이동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물가가 안정된 만큼 다음 검증 조건인 고용 지표를 살피겠다는 의미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2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8%, 나스닥지수는 2.64% 상승했다.

시장에는 연내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가 확산일로다. 영국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9월 유럽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된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미국 연준 역시 9월과 12월 연내 두 차례 금리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 역시 안정적인 모습이다. 이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관계기관 합동으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최 부총리는 “중동 지정학적 불안 재확산, 미 대선 등 불확실성도 큰 만큼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적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일본은행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일본계 자금의 급격한 유출(엔캐리트레이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감원은 일본 자금의 청산시 시장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는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중동 불안은 최대 변수 중 하나다. 하마스 정치국 최고지도자가 이스라엘 공격으로 사망하면서 그간 지속 하락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는 이날 상승 전환 마감했다.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종가는 전거래일보다 3.18달러(4.26%) 상승한 배럴당 77.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파이낸셜타임즈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협력이 강화된다면 중동 지역의 위험 확산과 국제 물류 차질이 이뤄질 것을 우려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가 동시에 완화적 기조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당분간 채권 및 주가 동반 상승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이스라엘과 이란간 군사적 충돌 혹은 전면전 리스크는 아직 그 가능성은 낮지만 유가 급등을 유발할 수 있는 이벤트라는 관점에서 주시해야 할 지정학적 리스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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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올해 중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이 생길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