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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그가 머무는 미국 호텔에 친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흩뿌려 놓은 벌레들. 사진=AFP 연합뉴스/엑스(@palyouthmvmt) 캡처

친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의회 연설을 위해 머무는 호텔에 밀웜과 귀뚜라미를 풀며 항의했다고 24일(현지 시각) 악시오스 등 외신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를 포함한 이스라엘 대표단 일부는 현재 미국 의회 연설을 위해 워싱턴D.C에 있는 워터게이트 호텔에 머물고 있다.

이들이 머무는 호텔을 알아낸 반 이스라엘 시위대 '팔레스타인 청년 운동'은 해당 호텔에 침입해 구더기와 귀뚜라미 등 여러 벌레를 풀고는 이 모습을 촬영해 엑스(X·옛 트위터)에 보란듯이 게시했다.

시위대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테이블과 호텔 복도 곳곳에 벌레가 기어 다니고 있으며 테이블 뒤에는 이스라엘과 미국 국기가 걸려있다. 이들은 영상과 함께 “맛있게 먹어라. 범죄 시오니스트의 전쟁 테이블에 구더기를 풀었다”고 이스라엘 대표단을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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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이 피로 물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모습을 묘사한 시위대 피켓. 사진=EPA 연합뉴스

이들 외에도 수천명에 달하는 시위자들이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 국회 의사당 근처에 대거 집결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수만명의 사상자를 낸 이스라엘과 이스라엘 편에 선 바이든 대통령을 비판했다.

시위대는 의사당 주변의 도로를 점령했고,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경찰이 설치한 안전선을 넘어 의사당 진입을 시도하는 등 폭력적 양상을 띠기도 했다. 이에 당국이 나서 질서 유지를 위해 시위대를 향해 최루액을 뿌리면서 시위대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최루액을 맞고 고통스러워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시위대를 옹호하는 이들은 “미국이 학살 광인을 섬기고 보호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일부는 “우리는 더 야만스러워도 된다. 왜 우리가 평화로운 사람으로 남아있어야 하느냐”며 폭력 시위를 부추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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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피켓으로 시위하고 있는 미국 하원의원 러시다 털리브. 사진=AFP 연합뉴스

한편, 이날 미국 의회에 선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한 전쟁 완주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미국의 무기 지원을 촉구했다.

다만 의사당 내 민주당 의원 50여 명이 네타냐후 총리 연설에 불참하면서 항의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 중에 '전범' 등의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어올리는 등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