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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최근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진행되는 AI 프로세서·온디바이스AI·거대언어모델(LLM)·생성형AI 흐름은 자동차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동차 시장 변화의 키워드인 자율주행·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전기차 진화에도 차량용 AI 기술이 밀접하게 관련됐다.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AI 프로세서의 진화가 필수적이다. 엔비디아·퀄컴·모빌아이 등 자율주행 AI 프로세서 관련 업체들은 시장 장악을 위한 경쟁을 시작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독일 모터쇼'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폭스바겐이 각각 2024년과 2025년, 2026년에 자율주행 전용 프로세서 상용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벤츠·현대자동차·BMW·폭스바겐·볼보 등 주요 업체의 자율주행 플랫폼 상용화에는 엔비디아 오린 프로세서와 퀄컴의 스냅드래곤 라이드 플랫폼이 경쟁 중이다. AI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와 자동차 시장 개척에 사활을 걸고있는 퀄컴 경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올해 3월 열린 'GTC 2024'에서 엔비디아는 차세대 플랫폼인 토르 기반 자율주행차 상용화 계획을 발표했다. 비야디(BYD)·리오토·샤오펑·지커 등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상용화 계획이 발표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엔비디아는 토르를 통해 자율주행·차량제어·SDV를 모두 통합하는 본격적인 중앙집중형 전기전자 구조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성형AI는 현재 수집한 자율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가상 데이터를 생성해 테스트 기간을 줄이는 데 활용되고 있다. 아울러 기존 객체인식 기반 자율주행에서 상황인지 기반 자율주행으로 진화 방향도 제시하고 있다. 기존 자율주행이 정해진 객체를 탐지하는 방식이었다면, 생성형AI를 이용한 상황인지 방식은 차량 화면을 그대로 분석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보행자가 지나가는 상황, 사람이 누워있는 상황, 자전거가 갑자기 뛰어드는 상황을 인지, 기존 객체 인식 자율주행 한계를 보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영국의 웨이브, 미국의 고스트, 우리나라 마음AI 등은 관련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아직 개념적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향후 새로운 진화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SDV 측면에서는 LLM 적용이 차량 서비스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CES 2024에서는 현대·포티투닷, 벤츠·구글, BMW·아마존, 폭스바겐·오픈AI 등 다양한 관련 협력이 발표된 바 있다. 차량용 LLM은 사용자와 차량간 자연스러운 대화와 구독 서비스 추천을 통한 서비스 구매로도 진화하게 된다. 생활 공간으로 바껴가는 차량 실내 공간에서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면서 서비스 시장의 활성화가 가능하다. 자동차사는 향후 새로운 서비스 모델 개발과 추천에 LLM이 중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GTC 2024에서 포드는 검색증강엔진(RAG)과 LLM을 융합한 차량 매뉴얼 데이터베이스(DB)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사용자가 직접 매뉴얼을 찾을 필요없이 LLM을 통해 필요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전기차나 차량 제어에서도 AI를 활용한 응용 모델이 제시되고 있다. 배터리와 모터의 고장 진단, 배터리 효율적인 냉각 알고리즘 구현에 AI 관련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 인피니언은 제어용 마이컴에 있는 차량 AI가속기를 이용해 배터리 고장 진단, 모터 고장 진단, 센서리스 모터 회전자 위치 예측, 모델 예측 제어, AI 기반 제어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부품 설계나 소재 발굴에도 생성형AI가 이용된다. 지난 1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생성형AI를 이용해 새로운 배터리 소재를 발굴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AI 기술과 자동차 관련 기술의 융합은 앞으로 관련 시장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큰 변혁이 예상되는 관련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좋은 성과를 기대해본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gm1004@kookmi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