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화웨이가 나란히 신규 태블릿을 공개한다. 최근 '애국소비'에 밀려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애플이 화웨이를 꺾고 중국 시장 점유율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이달 7일(현지시간) '애플 이벤트'를 열고 신규 태블릿을 공개한다. 회사가 공개 모델을 알리진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애플이 아이패드프로와 아이패드 에어 등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8개월 간 제품을 내놓지 않으면서 역사상 가장 긴 신제품 공백기를 맞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블룸버그 등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하며 “차기 아이패드 프로에는 M3칩이 아닌 차세대 M4칩이 탑재될 가능성이 크다”며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패드 에어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에 따르면 아이패드 프로는 M4 칩을 통해 다양한 인공지능(AI)기능을 구현하고 투스택 탠덤 방식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로 선명한 화질을 지원할 예정이다. 애플인 신규 태블릿 이외에도 새로운 디자인의 '매직 키보드'와 '애플 펜슬'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날 화웨이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연다. 이들 역시 행사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이날 신형 노트북과 태블릿, 무선이어폰, 스마트 워치 등을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근 큰 관심을 받은 스마트폰 '퓨라(Pura)70'은 이날 공개되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두 사업자의 신제품 중 태블릿을 주목한다. 태블릿의 경우 애플이 처음으로 중국 현지 사업자에게 '시장 1위 타이틀'을 뺏긴 분야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화웨이는 작년 4분기 중국 태블릿 시장에서 점유율 30.8%를 기록하며 1위 사업자에 올랐다. 같은 기간 애플은 30.5%로 2위로 내려갔다. 화웨이는 전년 동기 대비 9.6% 포인트(p) 늘어난 반면, 애플은 6.7%p 줄었다.
화웨이는 중국 애국소비 효과를 가장 크게 본 기업으로 꼽히는 반면, 애플은 애국소비의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태블릿 시장 다음으로 1위 타이틀을 뺏긴 스마트폰 영역에서도 화웨이가 애국소비의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1% 줄었다. 이는 지난 2020년 이후 최악의 실적으로 애플은 비보에 밀려 3위 사업자로 주저앉았다. 반면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69.7% 급증했다. 화웨이는 이 덕분에 4위 사업자에 올랐다.
다만 업계에서는 애플이 신제품을 내놓더라도 점유율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중국 애국소비 열풍을 이길 수 있는 반등 포인트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관계자는 “애플 태블릿에 담기는 AI 기능이 중국 애국소비 열풍을 이길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면서 “다만 그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