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만났습니다] 김영태 코레일유통 대표 “K-컬쳐와 빅데이터로 철도역사 변신은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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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 코레일유통 대표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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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 코레일유통 대표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문제의 일부가 아닌 전부입니다. 단순히 기차를 타는 것이 아닌 전체 여정을 어떻게 설계할지가 중요하고 과정이 재밌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취임 1년을 맞은 김영태 코레일유통 대표는 고객서비스 혁신을 통해 철도역사를 변화시켜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등 기술을 활용해 철도 역사에서 차별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을 목표로 한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꾀하고 있다. 토스, 쏘카, 슈퍼무브, 야놀자 등 기업과 손잡고 철도 역사를 다양한 이색체험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와 함께 벤처스타일 경영방침으로 조직문화도 개선했다. 자율복장제, 열린 사장실, 브라운 백미팅 등 소통 방식을 바꾸고 업무 보고 등 일하는 방식도 소통과 자율을 중점으로 변화시켰다.

이 같은 성과는 김 대표 취임 1년 만에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코레일유통은 작년 매출액 5992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철도역사와 유통망을 활용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전후방 연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김 대표를 만나 취임 1년 간 소회와 향후 청사진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이경민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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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정치정책부 부장(왼쪽)과 김영태 코레일유통 대표가 대담하고 있다.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코레일유통 취임 1년을 맞았다. 그간 소회 부탁드린다.

▲요즘 지인들을 만나면 철도역사가 달라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별 걸 다한다'라는 말도 종종 나온다. 그런 말을 들으면 순간 기분이 좋아진다. '지난 1년을 그냥 그렇게 보내지는 않았구나, 우리 모두 애썼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기업은 고객의 인정을 받을 때 행복해진다. 수고의 피로는 고객이 '덕분에'라고 하는 순간 사라진다. 그 자리는 자부심이 채운다. 다만 아직 더욱 해야 할 일이 많다.

-취임 1년간 창사이래 최고 매출액을 달성했다. 어떠한 노력이 있었는지.

▲매출목표를 껑충 올려잡았다. 개선을 위해 5%~10%이내가 적당할지 모르지만 혁신을 위해 두 자릿수, 두 배, 이렇게 잡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집무실 화이트보드에 '매출 6천억 돌파' 글귀도 붙여놨다. 목표를 높게 잡으면 무슨 수라도 내게 한다. 매출 목표를 잡고 이후 달성 방안을 찾되 위험을 감수하는 벤처스타일 경영이다. 담대한 목표는 양적 성장이 아니라 질적 성장을 불러올 수 있다. 특히 매출은 회사가 고객에게 전달하는 가치의 시장가격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목표다. 고객이 코레일유통에 원하는 것은 이동과 관련한 좋은 경험이다. 회사가 갖고 있는 자산과 인력의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 고객의 문제를 '먼저, 빨리, 쉽게' 해결하는게 핵심이다. 이는 성공하는 벤처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선 타기업, 타부문과 협업이 필요하다. '동맹'이다. 동맹을 만드는 전략, 그 키워드는 '연결과 확장'이다. 쏘카, 토스, 야놀자, 롯데자이언츠, 슈퍼무브, SAMG엔터, SK쉴더스 등과 협업했다. 강릉시, 경기대, 한국콘텐츠진흥원, 식약처 등과도 손을 잡았다. 회사가 가진 공간의 강점에 기술과 데이터를 결합해 고객의 문제에 한발 더 다가가고자 한다. 최근 한국소비문화학회 춘계학술대회에 초청받아 모빌리티서비스의 주요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코레일유통의 강점과 보완할 점을 꼽는다면.

▲코레일유통은 철도공간 플랫폼의 공간 운영자다. 회사는 공익성과 수익성의 균형감각, 미래지향성, 국민과 신뢰 속에 역사를 이어왔다. 이 세 가지는 다른 기업이나 특히 민간에서는 찾기 어려운 강점이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모빌리티 혁명의 시대에는 어쩌면 과거의 플랫폼에 스스로를 묶어놓은 듯도 하다. 강점 속에 감춰진 약점이다.

공기업 특유의 보수성도 문제 중 하나다. 실패에 대한 부담이 만성화됐다. 실패를 통해 배우기 어려운 기업문화에 따른 문제다. 때문에 감사실의 운영을 지적보다는 컨설팅에 중점을 두도록 했다. 평가체계와 연계해 새로운 시도가 보다 많이 나타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유통 회사가 아닌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재탄생했는데 이를 추진하게 된 배경과 대표 혁신 사례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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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 코레일유통 대표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것은 '우리는 무엇인가'하는 문제다. '업의 재정의'로 '무엇'이 되기 위해 '어떻게'할 것인가를 추출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모빌리티 혁명의 시대, 철도가 중심에 서기 위해서는 철도 고유의 경쟁력인 안전, 친환경, 정시성 등만으로는 부족하다.

고객은 이동의 총체적 경험으로 평가한다. 집에서 나올 때부터 원하는 곳에 갈 때까지 모든 순간이 문제라는 이야기다. 결국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관건이다.

철도역사가 고객에게 먹거리, 볼거리, 살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고 다른 모빌리티 서비스와 어떻게 연계하느냐에 따라 경험의 질이 달라진다. 그것을 제대로 만들어 제공하느냐가 바로 할 일이다.

경쟁사를 넷플릭스라고 본다. 주말을 집에서 카우치포테이토로 보낼 것인가, 철도를 연계한 전국 관광지를 둘러볼 것인가는 고객의 총체적 경험, 전반적인 모빌리티 서비스의 질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이러한 문제의 공유와 해결방법 도출을 위해 청취하고 소통해 왔다. 문제 공유, 해결책 모색, 실행, 결과 도출, 피드백 등의 과정을 반복했다.

-구체적인 활동 내용을 소개한다면.

▲취임사에서 강조한 게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조직혁신, 공공기관으로서 공공의 이익과 공공선을 가치를 실현하는 일이다.

조직혁신 방법론으로 제시한 게 두가지다. 하나는 디지털전환(DX), 다른 하나는 유연조직이다. 이러한 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으로 보는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거시적, 산업적 맥락에서 볼 수 있는 팀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젊은 리더들을 모아 모빌리티 혁신처를 새로 만들었다. 커뮤니케이션팀도 새롭게 구성했다. 각 본부별로 수석부서에서 부문별 활동을 확장해서 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독려했다.

혁신이 성공하려면 3가지가 필요하다. 첫째는 리더십, 둘째는 콘텐츠, 셋째는 커뮤니케이션이다. 그런데 가장 어려운 게 커뮤니케이션이다. 또한 회사 조직원 모두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많이 만나서 들으려고 회의문화도 바꿨고 새로운 시도도 했다. 모빌리티 생태계내 다양한 지자체와 기업인들, 학계도 만나고,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행했다

-현재 추진 중이거나 연내 공개되는 모빌리티 서비스가 있는지.

▲철도 역사 공간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주는 복합문화공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계속할 예정이다. 최근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올 시즌 출정식을 공동개최했다. SK쉴더스와는 주요 철도 역사에 국민안심편의점을 함께 운영하기로 했다. 2024 코리아그랜드드세일 행사에 적극 참여했고 우수참여기업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는 5월에는 캐치티니핑 캐릭터로 유명한 SAMG엔터와 전시와 판매가 함께 이뤄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의 협업을 통해 K-애니메이션을 활용한 복합문화공간도 선보인다. 외국인 관광객 대상 QR간편결제 기능을 전국매장에 도입해 K-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내부 구성원에게 가장 강조한 가치는 무엇인가.

▲실행력이다. 하지 말아야 할 이유 10가지에 주저 앉지 말고, 해야 할 똘똘한 이유 한가지를 믿고 도전해야한다. 다만 똑같이 실행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아인슈타인은 '매일 똑같은 방법으로 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다리는 것, 그게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조직생활을 하면서 후회되는 일이 무엇이었냐고 물을 때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이 '그 때, 그 일을 시도조자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고객 서비스의 핵심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고객의 문제는 복합적이다. 해결을 혼자 하기 어려운 이유다. 코레일유통이 다른 기업, 다른 기관과 손을 잡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객은 문제의 일부 해결을 바라지 않는다. 예컨대 쿠팡이 국민유통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다양한 상품군과 최단시간 배송체계를 만들어 국민의 시간과 공간을 여유롭게 했기 때문이다. 물건을 판매한 게 아니라 시간과 공간의 여유를 제공한거다. 성공한 기업이나 고객으로부터 사랑 받는 기업의 공통점은 문제의 발견이 아니라 문제의 해결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코레일유통은 이를 해나가고 있고 작년 말 혁신경영 공로를 인정 받아 국토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웃음)

-올해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과 중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자면.

▲기업과 협업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정부와 한 호흡으로 진행하는 지역경제활성화 문제다. 철도 모빌리티는 다른 모빌리티 보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힘이 크다. 철도는 지역경제의 혈관과도 같다.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지역소멸을 완화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국가 인프라다. 취임 이후 전북 무주군, 강원 인제군, 강릉시, 부산광역시, 강화도 등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계속해서 확대해 나가기 위한 보다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연내 역사 공간을 모바일 앱과 연동하는 체계와 지자체, 지역소상공인과 공동 마케팅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한다. 철도 이용고객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전후방 연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국토부에서 추진 중인 서비스형모빌리티(MaaS)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마지막으로 코레일유통 대표로서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빅데이터와 AI에 기반한 지역경제지원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서 판매, 물류, 광고, 홍보, 창업 등을 망라한 체계다. 다른 모빌리티 서비스가 시도하기조차 어려운 영역이기도 하다. 임기 내 완성하지는 못할지라도 밑그림만이라도 그려볼 생각이다. 임직원들이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고 성공과 실패에 상관 없이 도전하고 실행하는 기업문화의 씨앗을 뿌릴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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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 코레일유통 대표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김영태 대표는

서울 출생. 영일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핀란드 알토대학 경영대학원, KAIST 최고경영자 과정, 건국대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매일경제신문, 경인방송 기자로 활동했다. 인터넷미디어 코리아인터넷닷컴과 지능형검색엔진 개발회사 케이랩을 설립, 경영했다. 하이트진로 혁신 담당 전무, 한샘 커뮤니케이션·위기관리 총괄 전무, 쿠팡 커뮤니케이션·CSR 총괄 부사장 등을 맡았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초대 국민소통관장, 대외협력비서관을 역임했다.

소방관의 아들로 자랐다. 아내와 딸, 반려견 둘, 반려묘 둘과 함께 산다. 공군 중위로 전역(사후 86기)했다. 지은 책으로 '신지식업그레이드 51, 공저', '소맥 황금비율을 찾다, 공저', '취하는 책, 공저' 등과 번역한 책으로는 '벤처창사 AtoZ, 공역', '토네이도마케팅, 공역' 등이 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