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미국에서 221년 만에 최대 규모의 매미 떼가 출현할 것으로 예상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 워싱턴 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6월까지 미국 일리노이 등 일부 지역에는 주기성 매미(periodical cicadas) 2개 부류가 동시에 지상으로 올라와 활동해 엄청난 소음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적으로 매미는 3000~5000여 종이 있다. 이 가운데 주기성 매미는 주로 미국 동부에 서식하며, 13년 주기 부류와 17년 주기로 활동하는 부류로 나뉜다. 마지막으로 두 부류가 함께 활동한 시점은 1803년으로, 221년만인 올해 주기가 겹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주기성 매미가 모두 활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다. 메릴랜드, 아이오와, 아칸소, 앨라배마, 조지아, 버지니아 등 17개 주에 집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에이커당 약 150만 마리, 총 수조마리가 동시 다발적으로 울게 된다.
약 4주동안 활동하는 이 매미들은 특유의 휘파람 소리를 내고, 짝짓기가 끝난 후 암컷이 수백개의 알을 낳으면 성체 매미가 죽으며 끝난다. 또 알이 부화하면 유충이 나무에서 떨어져 땅에 굴을 파고 들어가 순환을 시작한다.
일반적인 매미는 검은색이나 초록색 눈을 가지고 있지만 주기성 매미는 일반적인 매미보다 몸통이 크고 적갈색 눈, 주황색 정맥이 보이는 막 모양의 날개가 특징이다.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메뚜기떼와 달리 매미떼는 새들에게 이상적인 먹이이며, 인체나 농작물에 해를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개체 수가 많아질수록 커지는 소음이 문제다.
코네티컷 대학의 매미 전문가 존 쿨리는 올해 '매미-겟돈'(Cicada-geddon; 매미 아마겟돈)이 펼쳐질 것이라며 “일부 지역 소음은 110데시벨(dB)에 달할 것이다. 제트기 옆에 머리를 대고 있는 것과 같다. 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오토바이가 눈앞에서 지나가거나 전차가 선로를 통과하는 소음이 100데시벨정도다.
한편, 매미를 연구하는 생물학자와 기후학자들은 221년만에 나타날 현상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과거 17년 주기였던 부류가 기후 변화로 13년 주기에 바뀌는 사례가 확인된 만큼 두 부류 사이 교잡이 가능한지, 매미떼 출현이 새의 개체수를 늘리는 작용을 할지, 곰팡이 감염이 어떻게 이어지는 지 등을 연구할 예정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