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메가스터디교육의 에스티유니타스(공단기) 인수를 불허했다. 공무원학원 시장 1·2위 간 결합 땐 스타강사가 한 곳에 쏠려 발생하는 수강료 인상 등 독과점 피해를 예방한다는 취지다.
공정위는 메가스터디가 공단기 주식 95.8%(1030억원)를 취득하는 건이 공무원 시험 강의 시장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결합 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기업결합 불허는 지난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건 이후 8년 만이다.
공정위는 시장 2위 메가스터디의 1위 공단기 인수가 수평형 결합에 해당해 경쟁제한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40만명 수험생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오프라인 강의·단과 중심이던 공무원 학원 시장에 2012년 진입한 공단기는 모든 과목을 다양하게 선택해 듣는 패스 상품을 도입했다. 공단기는 저렴한 가격으로 패스 상품을 공급하고 인기 강사를 대폭 영입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메가스터디가 진출하기 전인 2019년까지 동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며 시장을 지배했다.
메가스터디는 2022년 10월 공단기 주식 취득 계약을 체결하고, 11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메가스터디의 공단기 인수 추진은 공단기가 공무원 학원 시장을 독점적으로 지배하던 체제에서 메가스터디-공단기 양사의 경쟁체제로 재편되기 시작한 시기에 이뤄졌다.
공정위는 양사간 수평결합이 초래할 경쟁제한 효과 등을 심사했다. 당사회사에 인기 강사와 수강생이 집중될 가능성이 매우 크고, 이에 따라 수강료 인상 등 수험생들의 피해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정희은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20개 과목의 인기 강사 40명의 소속 현황을 조사한 결과 공단기에 23명, 메가스터디에 13명, 다른 경쟁사에는 각 1∼2명에 불과했다”면서 “인기 강사들의 전속계약과 수험생 수에 비례해 지급되는 강사료 지급구조 등을 고려할 때, 결합 후 인기 강사들이 당사회사에 남을 유인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시장에서 높게 형성된 메가스터디의 브랜드 인지도·신뢰도를 비롯해 경영노하우, 자금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결합 후 경쟁사들이 즉각 대응하기에는 일정한 한계가 존재한다고 봤다”면서 “이로 인해 결합당사회사로의 시장집중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제한 우려가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