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가 쿠팡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무제한 무료 배달은 업계 최초로, 과반이 넘는 배민의 시장점유율을 깨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쿠팡이츠는 26일부터 쿠팡와우 회원 혜택을 음식 가격 할인 대신 무제한 무료배달로 개편한다고 18일 밝혔다. 배달비를 아예 없애 고객의 물가 인상 고통을 덜어주고 외식업주는 추가 비용 부담 없이 매출 증대 기회를 준다는 전략이다.
무료 배달이 가능한 음식점은 와우 매장이다. 배달 비용은 쿠팡이츠가 모두 부담한다. 주문 횟수, 주문 금액, 장거리 배달에 제한이 없는 무제한 혜택을 제공한다. 별도 쿠폰이나 할인과 중복 사용도 가능해 음식 가격 할인 혜택도 함께 받을 수 있다.
쿠팡이츠 와우혜택은 수도권과 광역시에 이어 충청, 강원, 경상, 전라도 주요 지역과 제주도 제주시 등 적용 지역에서 이용 가능하다. 향후 보다 많은 전국의 외식업주들과 고객들이 와우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적용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쿠팡 관계자는 “지난해 쿠팡 와우 회원에게 기록적인 30억달러(3조9162억원)의 절약 혜택을 제공했다”며 “쿠팡의 성장은 '고객에게 와우'를 선사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을 반영한 것으로 쿠팡이츠 와우혜택을 통해 고객은 물론 지역 입점 상인들이 함께 성장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쿠팡이츠의 이 같은 행보는 배달의민족의 시장점유율을 본격 추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비스 만족도를 극대화해 이용률 전환을 꾀하는 전략이다.
최근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종합만족도에서 배민과 요기요를 앞섰다. 쿠팡이츠는 만족도를 평가하는 5개 세부 항목(고객 응대 서비스, 배달 품질, 사용하기 쉬운 UI, 프로모션·이벤트, 배달 가능 매장 수) 중 4개에서 1위였다. 특히 '프로모션·이벤트' 항목에서 뚜렷하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마케팅 비용의 효율적인 지출도 가능하다. 통상 3월은 배달 업계에서 비수기로 꼽힌다. 날씨가 좋아져 외식 수요가 늘고 배달 수요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배달비 무료 프로모션을 펼치더라도 적은 지출로 점유율 확대를 꾀할 수 있다. 아울러 배달비 무료 혜택을 누리기 위해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는 회원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쿠팡이츠가 마냥 마케팅 비용을 지출만 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의미다.
배달 업계는 배민에서 쿠팡이츠의 무료 배달 서비스를 벤치마킹하기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쿠팡이츠의 경우 와우 멤버십을 통한 수익이 발생하는 반면, 배민은 멤버십 제도를 운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 규모와 매출 부분에서도 차이가 있다. 쿠팡은 커머스 사업까지 영위하고 있으나 배민은 배달이라는 단일 시장에서의 매출밖에 낼 수 없다.
이에 따라 배민 중심의 배달 시장이 재편될 여지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간 배민은 식당, 라이더, 이용자 대상으로 광고 체계, 배달비 프로모션, 쿠폰 할인 혜택 등에 대한 주도권을 모두 쥐고 있었다. 쿠팡이츠가 점유율을 성공적으로 늘려나갈 시 배민의 입김만으로 배달 시장 내 모든 가격 체계가 형성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쿠팡이츠가 배민 점유율을 따라잡기 위해 전면전에 나선 것”이라며 “단기간에 1위 사업자가 되기는 힘들겠지만 배민 위주의 시장에서 업계 재편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