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건축물 재난관리, 디지털 컨트롤타워 도입을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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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 내 화재를 포함한 각종 사고와 홍수, 지진 등과 같은 자연재해 대처 측면에서 한국은 세계 10위 경제강국이란 타이틀에 비해 선진화된 체계를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지속적 노력에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사고나 화재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으며 재난시에 적절하고 신속한 대처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처럼 안타까운 악순환을 줄이거나 없애기 위한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디지털 컨트롤타워' 도입 필요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디지털 컨트롤타워는 재난발생시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력을 갖출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으로, 건축물 인프라의 재난관리에 필수적이다. 미국은 9·11 테러라는 전대미문의 재난을 겪으며 동시다발적 정보를 즉각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기반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을 인식했다.

이후 사회 전 분야가 사전 정의된 디지털 기반의 상시 대응 컨트롤타워 체계로 전환했다. 나아가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상황별 훈련까지 진행하고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재난상황에선 훈련되지 않은 인간의 판단능력은 순간적으로 세 살 아이 수준까지 떨어진다. 디지털 컨트롤타워는 이와 같은 비상상황에서 미숙련된 매뉴얼 방식의 대응조치가 유발할 수 있는 한계와 오류를 방지할 수 있다. 급격한 산업화, 도시화를 겪은 대한민국도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본격적으로 건축물 인프라의 재난관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디지털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이유는 현장상황을 빠르게 파악해 정보를 수집한 후 이를 기반으로 대응절차를 실시간으로 전파하는, 신속한 초동대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판단능력이 저하된 비상상황에서는 육안식별이나 수동적인 상황 파악으로 체계적인 초동대처가 쉽지 않다. 만약 정보기술(IT) 기반의 디지털 기술을 전통적인 건축물 관리 및 소방방재 체계에 접목한다면 최대한의 골든타임 확보가 가능하게 할 수 있다. 통합재난대응 플랫폼을 통한 조속한 정보수집, 분석 및 대응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상황에 맞는 신속한 재난대응 역할 배분이 가능한 것도 주요 이유다. 다수 건축물이 비상대응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지만 거의 문서 형태다. 이로 인해 매뉴얼 사전 숙지는 물론 실제 비상상황에서 활용을 기대하기 어렵다. 비상 시 현장 구성원이 각자의 역할과 행동지침을 개인 휴대 디바이스로 실시간 확인하고, 적절한 대응절차를 수행하게 된다면 보다 유기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재난 대응이 가능하다.

마지막 이유는 사건사고 후의 대응분석 과정 지원이다. 대응분석은 재발방지와 예방을 위한 매우 중요한 사후절차다. 전체 대응과정의 개선점과 향후 방지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재난대응 플랫폼에 데이터 기반의 자동기록·추적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후 화재·재난발생 과정, 전체 대응과정의 개선점을 도출해 재발방지·예방에 활용하는 단계까지 나가야 한다.

세계 주요 건축물이 디지털 컨트롤타워의 핵심인 자동 상황인지·대응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건축물 내 각종 경보신호·CCTV 자동연계, 사고 전후의 영상 확보, 디지털 기반의 실시간 비상대응절차(SOP) 전파를 하는 현장대응체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 수많은 성공사례와 전문지식을 확보했다.

통합재난대응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데이터 수집·추적, 분석을 통해 사고원인 파악·사후보고 절차를 자동으로 수행함으로써 정부에서 강조하는 각종 사건사고 예방활동도 효과적으로 지원한다. 이러한 시스템 도입은 중대재해 감지 및 예방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다.

올해 중대재해를 줄이기 위한 각계의 고민, 노력과 디지털 컨트롤타워의 도입을 통해 더욱 성숙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한발 더 나아가길 바란다.

김한준 존슨콘트롤즈인터내셔널 코리아 대표이사 hanjun.kim@jc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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