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 〈칼럼〉 학교 교육을 위한 토론 공간, 교육 아고라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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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덕회 서울교대 교수·한국정보교육학회장

'온라인 아고라'는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나타난 디지털 시대의 산물이다. 이는 누구나 상호 간에 생각과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가상의 공공장소이다. 이전의 온라인 아고라는 포털 사이트의 온라인 게시판을 이용하여 공개적으로 토론하는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소셜 서비스, 유튜브, 팟캐스트, 블로그와 같은 다양한 유형의 매체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매체들은 주로 개인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성향으로 인해 공개 토론 플랫폼으로 사용하기에는 제한적이다.

공개 토론을 학교 교육에서 체험할 수 있는 '교육 아고라'가 필요하다. 여기에서는 학생, 교사, 학부모, 일반인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주장하고 다른 이들과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학교 교육과정은 물론이고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도전,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인재 양성, 지능 사회에서의 수업 방법, 학교 운영 등의 다양한 이슈에 대하여 여러 참여자의 아이디어를 집단 공유할 수 있다. 공개 토론을 통해 집단 지성 기반의 의사 결정 방법을 교육적 차원에서 체험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는 정부, 공공기관, 시민단체, 기업 등 교육에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으로 연관된 모든 분야의 전문가와 폭넓은 대중이 참여함으로써, 다양한 관점의 의견이 교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접근은 교육의 질을 높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며, 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누구나 모바일 인터넷을 사용하는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교육 아고라 공간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된다. 다양한 배경과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아이디어와 문제 해결 방안을 창의적으로 모색하는 교육 플랫폼은 가히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교육이 단순히 학생과 교사의 영역을 넘어 폭넓은 사회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교육 아고라는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모임과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운영되어야 한다. 온라인은 접근성과 편리성을 제공하여 폭넓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하며, 오프라인 모임은 심도 있는 대화와 협력을 가능하게 한다. 온라인에서 논의된 주제에 대한 오프라인 워크숍, 세미나, 공개 토론 등을 수시로 개최하여 다양한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촉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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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아고라는 학교 교육에 있어 이상적인 공론의 장으로서 다양한 관점의 토론과 협의를 가능하게 하지만, 실제 운영에서는 몇 가지 어려운 점도 예상된다. 따라서 주의 깊은 계획과 관리가 요구된다. 첫째, 의견의 극단화이다. 특정 주제에 대해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의견이 표출될 수 있으며, 이는 토론을 어렵게 하고 갈등을 키우게 한다. 둘째, 정보와 의견 과잉이다. 과잉 표현될 경우, 참여자들이 중요 정보를 식별하고 올바른 의견을 판단하기에 어렵다. 셋째, 참여의 불균형이다. 특정 그룹이나 개인이 토론을 지배하여 일부 참여자는 소외되기도 한다. 넷째, 의사 결정의 지연이다. 신속한 판단과 행동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부담이 된다. 다섯째, 효과적인 조정의 부재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조정하기 어려워 비생산적 토론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

예상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교육 아고라는 참여자 모두에게 민주적 토론의 가치를 실제로 체험하게 함으로써, 더 나은 사회적 의사결정자로 성장하게 하는 의미가 있다. 교육 아고라는 우리 사회가 마주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학계, 정부, 그리고 사회 모든 분야 사람들의 참여가 요구되며 이러한 참여를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 아고라는 단순한 토론의 장을 넘어서 우리 공동체 모두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투자이며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이다. 교육 아고라를 운영해 보자.

구덕회 한국정보교육학회장(서울교대 교수) dhk@snue.ac.kr

◆구덕회 교수=전 서울시 초등교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위촉연구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선임연구원, 대구교대 교수를 역임했다. 현 서울교대 컴퓨터교육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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