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사 증원을 반대하는 의사단체 집단행동에 '비대면 진료 확대'와 '진료보조(PA) 간호사 활용' 카드로 응수했다. 파업 등 의료 공백에 대비하는 한편 의료계가 도입을 강력하게 반발했던 두 정책을 꺼내들며 압박한다는 분석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15일 “만약 전공의 등이 파업해서 병원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면 기존 인력을 좀 더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비대면 진료를 전면 확대하고, PA 지원인력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Photo Image
15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의사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

PA간호사는 '수술방 간호사' 등으로 불리며 수술장 보조, 검사시술 보조 등 역할을 한다. 일부 의사 역할까지 대신한다. 비대면 진료는 현재 재진 환자를 중심으로 하되, 의료 취약지나 휴일·야간에는 초진부터 허용하고 있다.

정부는 의사, 전공의들의 집단 휴진이나 집단 사직 등 의료 공백이 가시화될 경우 PA간호사를 투입해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파업 등이 이어질 경우 한시적으로 예외 없이 초진부터 비대면 진료를 허용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의사단체 집단행동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날 대한의사협회(의협)는 16개 시도의사회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궐기대회를 열었다. 나상연 대전의사회 의장은 “2000명 상당의 의대 정원을 확대한다면, 의료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며 “증원은 절대 불가하며 정부가 증원을 철회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규탄했다.

'후배'격인 전공의들도 집단행동을 시작했다. 이날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도 이날 동맹 휴학 참여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한림대 의대 4학년 학생들은 1년간 동맹휴학을 결정했다. 정부 의대 증원 발표 이후 나온 첫 의대 휴학 사례다.

같은 날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회장직은 물론 수련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8개 부속병원을 가진 가톨릭대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는 인턴들이 집단 사직서 제출을 위한 뜻을 모으고 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