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대전환]올바른 보건의료 AI 개발을 통한 모두의 성장

임상에서 조기 및 맞춤 치료를 단계적으로 구현하고 질병 문제 해결 방안으로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이 활발하다.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부터 암진단과 치료법 제안에 특화된 'AI 의사' IBM 왓슨이 주목받았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202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왓슨의 추천 치료법과 의료진 최종 치료 방법이 정확히 일치한 사례는 66.7%였다. 고려 치료법까지 포함하면 일치율은 96%에 달했다. 의료진이 왓슨 사용으로 진료 방향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왓슨은 점차 국내 의료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왓슨은 입력된 범위 내에서 결정을 내리는데, 사람인 의사처럼 의무기록 이해와 습득 그리고 환자 관찰에서 나오는 임상 근거를 파악하지 못했다. 또 전자의무기록(EMR)을 수동으로 입력해서 발생하는 번거로움과 긴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지적됐다.

왓슨을 도입한 해외병원에서 왓슨 성능에 대한 검증을 요구하고, 우리나라 의료기관에서도 사용계약을 해지하는 등 왓슨 인기가 떨어지게 되자 IBM은 2022년 왓슨 사업을 매각했다.

비록 왓슨은 의료계의 지속적인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의료 AI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다양한 스타트업이 의료 AI 프로그램을 속속 출시하고, 정밀 의료영상 AI 솔루션은 이미 많은 의료기관에서 사용 중이다. 필자가 속한 가톨릭대 정보융합진흥원에서도 SKT, KT, LG전자, 카카오브레인, LG유플러스 등 국내 굴지 기업과 적극적인 연구에 박차를 가해 공동연구 성과를 지속 도출해내고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갑작스러운 발전으로 인해 제한적이고 불안정한 과도기에 놓여있는 AI 기술에 대해 경계해 왔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전 과정 중에 엄청난 가속도가 붙어 인간이 제지하지 못하는 수준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2022년 정부의 AI 행정명령으로 AI 기술 발전의 탈선을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 제작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디지털 환경에서 의료데이터의 상호 운용성과 보안성을 높이기 위해 의료데이터 활용의 유의미한 표준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교황청에서는 2020년 2월 AI 윤리 백서인 일명 '로마 콜(Rome Call for AI Ethics)'을 발표해 '가톨릭 AI 윤리'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AI 발전은 인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며, 전 인류에게 봉사한다는 원칙으로 연구하고 상용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4년 새해 첫날 세계 평화의 날을 맞아 담화 주제를 AI로 정하면서 “과학과 기술의 뛰어난 성취 덕분에 인류의 삶을 괴롭히고 커다란 고통을 불러일으켰던 수많은 질병을 치료하였지만, 어떤 것들은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우리 공동의 집을 위태롭게 만들지도 모른다”며 무분별한 AI 사용이 가져올 세계 평화에 대한 위협을 우려했다.

따라서 인류는 보건의료 AI 연구개발에 있어 책임 있고 윤리적인 이해와 접근을 통해 미래 가치 창출을 통한 모든 사람의 공동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개인과 공동체의 온전한 발전에 봉사하면서 평화와 공동선을 추구하도록 이끌어야 하는 의무가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김대진 가톨릭대 정보융합진흥원장(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kdj922@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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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진 가톨릭대학교 정보융합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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