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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출하량을 기록, 올해 반도체 턴어라운드를 예고했다. 서버·데이터센터 스토리지 등 수요가 회복됐지만 올해 감산기조를 유지하며 선단공정 위주로 대응해 수익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온디바이스AI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해 프리미엄 중심으로 성장을 꾀한다.

삼성전자는 2023년도 연간실적 집계 결과 매출 258조9355억원, 영업이익 6조5670억원을 달성했다고 31일 밝혔다.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문 부진 여파로 전년대비 매출은 14.33%, 영업이익은 84.86% 감소했다.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부진 탈출 열쇠는 '선단공정'…빛 발한 투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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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반도체대전(SEDEX 2023)이 2023년 10월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주최로 열렸다. 삼성전자 부스에서 관람객이 초고성능 HBM3E D램 '샤인볼트'를 살펴보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은 지난해 1분기 4조580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가 2분기 4조3600억원, 3분기 3조7500억원, 4분기 2조1800억원으로 손실폭을 지속 줄였다.

손실폭 감소는 조기 부진탈출을 위해 기존 감산 정책에 더해 선단공정 위주 대응 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D램 사업이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D램과 낸드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30% 중반대 비트그로스를 기록했다.

올 1분기에는 낸드플래시를 포함한 메모리 사업에서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연간 기준 조기 흑자달성 기대감도 커졌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HBM·DDR5·LPDDR5X·UFS4.0 등 선단공정 제품을 대거 확대한 결과, 시장을 상회하는 비트그로스를 달성했고 메모리 감산 영향으로 D램과 낸드 모두 재고를 빠르게 소진하고 있다”며 “PC·모바일용 메모리 모두 지난해 4분기 수요 회복을 확인했고 최근 고성능 AI 서버를 위한 고용량 DDR5, 8테라바이트급 고용량 SSD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올 1분기에도 수요 회복세가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또 “선단제품에 대한 고객 요청이 강하게 이어지고 재고비축 수요도 지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칩 크기가 크고 최하단 버퍼칩도 필요해 생산에 제약이 있는 만큼 DDR5 대비 비트 성장세가 제한적이어서 업계 전반에 걸쳐 메모리 생산 비트그로스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 적자 상태지만 파운드리 사업은 지난해 연간 최대 수준의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에는 스마트폰과 PC 수요 회복 영향으로 2022년 수준까지 시장이 다시 회복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연간 기준 사상 최대 규모 연구개발(R&D) 투자를 집행했다. 지난해 연간 연구개발 투자는 28조3400억원으로 기존 최대였던 2022년(24조9200억원)을 뛰어넘었다. 연간 영업이익의 4배가 넘는 규모다. 4분기에만 7조5500억원을 투자해 역대 최대 분기 기록을 세웠다.

◇부품·세트 수요 성장 이끄는 '생성형·온디바이스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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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9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열린다.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라스베이거스(미국)=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생성형AI와 온디바이스AI 도입 확산은 올해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바이스 사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성장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HBM 사업의 경우 생성형 AI 수요 영향으로 올해 고객 확대와 판매량 확대를 기대했다. 지난해 4분기 HBM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40% 이상, 전년 동기대비 3.5배 이상 성장했다.

차세대 HBM3는 올 3분기 첫 양산을 시작하고 4분기부터 판매가 이뤄진다. HBM3와 HBM3E 제품 판매를 지속 늘리면 전체 HBM 판매 수량의 90% 이상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재준 부사장은 “맞춤형 HBM 요구가 증가하고 있어 표준제품 이외에 로직칩을 추가한 커스텀 HBM을 공급하기 위해 주요 고객사와 세부 성능요건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운드리와 스마트폰 사업은 온디바이스AI 확산을 기대하고 있다. 더 빠른 AI 기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메모리 용량 증가에 따른 파운드리 수요 성장세가 기대된다. 스마트폰은 AI 스마트폰의 차별화된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해 플래그십 중심으로 연간 두자릿수 출하량 성장과 시장 성장치를 상회하는 매출 성장을 목표로 잡았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