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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거울아 거울아 오늘 날씨는 어때?'

동화 속 마법의 거울처럼, 생성형AI 발전은 다양한 하드웨어(HW)를 사람과 대화하는 인공지능(AI) 기기로 바꾸고 있다. 2022년 챗GPT가 몰고온 거대언어모델(LLM)과 생성형AI 열풍은 이제 대화형 서비스를 넘어 산업 생태계를 바꿔가고 있다. CES 2024에서 아마존은 앞으로 더 좋은 LLM이 미래 자동차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CES에서 생성형AI는 전시의 핵심 키워드가 됐다. CES의 주관사 CTA는 생성형AI가 주도하는 산업 변화와 함께 일자리 대체 문제도 바라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기술 발전, 산업 응용과 함께 AI 관련 제도와 사회적 합의도 필요한 상황이다.

생성형AI 전시는 플랫폼 업체들의 생성형AI 자체 서비스, 생성형AI 플랫폼 기반 응용 서비스, 메타버스·디지털 트윈응용·생성형AI와 HW 융합, 다양한 산업에 쓰이는 생성형AI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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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CES 2024 서비스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생성형AI 전시는 HW와 융합해 발전하는 생성형AI의 모습이다. CTA도 로보틱스와 연계, 발전하는 생성형AI 모습을 앞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로봇·PC·거울 등 다양한 HW가 생성형AI를 만나면 서비스 모델이 진화한다. 자동차에서는 기존 제한된 명령어만 인식했던 AI 음성인식 비서가 LLM을 만나고 사람과 대화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사용자와 대화를 통해 사용자 상황과 상태를 인식하고, 여기에 알맞은 대답을 주면서 향후 서비스 시장의 발전과도 맞물리게 된다.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와 연계해 사용자에게 편리함을, 자동차 업체에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수익 모델로 진화한다. 사용자에 맞는 서비스 제공을 통해 차량 구매 이후 수익 모델을 찾는 자동차 업체에 새로운 가능성을 주고 있다. CES에서는 '현대차-포티투닷' '벤츠-구글' 'BMW-아마존' '폭스바겐-오픈AI' 등 다양한 협력 모델이 공개됐다. 삼성·LG의 가정용 서비스 로봇도 LLM 탑재를 통해 대화형 서비스 기기로 진화한다. 서비스 로봇의 얼굴을 표현하는 스타트업도 있었고, 동화 백설공주의 거울처럼 스마트 미러도 다양하게 선보였다.

산업 응용에 대한 다양한 전시도 특징이다. 뷰티·주식·은행 등 산업에 쓰이는 서비스도 전시됐고 다양한 산업에서 디지털 트윈 응용도 선보였다. 현실과 비슷한 디지털 트윈에서 정밀한 시뮬레이션을 위해 생성형AI가 다양하게 쓰일 전망이다.

우리나라 스타트업은 생성형AI 기반 서비스를 다양하게 제시해 많은 혁신상을 수상했다. 마케팅 콘텐츠 제작, 고화질 비디오 생성, 만화 그리기 보조, 가상 음악 생성, 3D 디지털 휴먼 등 여러 분야에서 스튜디오랩 최고 혁신상을 비롯 오노마에이아이·네이션에이·앙트러리얼리티·크림·비주얼신·버시스 등 많은 국내 스타트업이 혁신상을 받았다.

CES에서 AI 관련 전시는 우리나라 산업에도 많은 과제를 남겼다. 미국 빅테크 중심의 시장 집중이 가속화되는 현실 속에서 플랫폼과 서비스에 대한 고민도 주고 있다. 뒤처진 AI반도체도 우리나라 산업의 큰 숙제가 되고 있다. 기술 진화 속도가 빨라지고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정부의 대규모 연구개발(R&D) 삭감은 우리나라 생태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앞으로 기본 플랫폼에 대한 많은 투자와 함께 플랫폼 기반 서비스에도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모쪼록 정부의 적절한 투자와 산학연 협력이 맞물려 올해 관련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좋은 성과를 기대한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gm1004@kookmi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