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폐기물서 金을 캐는 테스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저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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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자회사 테스 라스베이거스 공장 전경(사진=SK에코플랜트 제공)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중심가에서 차를 타고 남쪽으로 30분 정도 이동하니 SK '도시 광산'에 도착했다. SK에코플랜트 자회사 테스(TES)가 세운 이 곳은 전기·전자폐기물·폐배터리 등에서 쓸 만한 부품을 재사용하거나 희귀금속을 추출, 원자재로 재활용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SK에코플랜트는 도시광산 사업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주목하고 2022년 1조2000억원을 투입,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리사이클링 전문업체 테스를 인수했다. 라스베이거스 공장은 시애틀·애틀랜타·프레드릭스버그에 이은 테스의 미국 4번째 거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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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 라스베이거스 공장 내부. IT자선처분 서비스 작업을 위해 적재된 폐 전자 IT 기기.

3700㎡ 면적 공장에는 전자기기를 담긴 박스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서버·노트북·스마트폰 등이 담겨있는데 어느 기업이나 위치에서 확보한 것인지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보안에 철저히 신경을 쓰는 것이 돋보였다.

공장 현장에서는 일련번호가 붙은 전자기기를 테스트해 재사용과 재활용 여부를 구분했다. 재사용할 것은 내부 데이터를 완벽히 파기 한 후 업그레이드 등 조치 후 다시 판매된다.

재사용이 불가능한 제품은 따로 분류해 파쇄 작업이 진행됐다. 파쇄 조각으로부터 금·백금·인듐 등 각종 희소 금속을 추출, 수요처에 공급하는 것이 테스 라스베이거스 공장 핵심 업무다.

현장에서 만난 오종훈 테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정보의 안전한 파기와 이후 IT 자산을 재사용, 재활용하는 것까지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이 포함돼 있다”며 “폐기량을 최소화하고, 다시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테스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IT 장비에 대응하기 위해 버지니아주에 대형 재사용·재활용 시설을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올 1분기 준공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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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기기가 파쇄돼 나온 잔여물

전자기기에 그치지 않고 폐배터리까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폐배터리에서 리튬·코발트 등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것이다. 라스베이거스 공장을 북미 서부 지역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전초기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라스베이거스 공장이 위치한 네바다 주는 파나소닉과 테슬라, 앨버말 등 배터리·완성차·리튬생산업체가 공장을 짓거나 준비 중인 만큼 전기차·배터리 산업의 요충지로 주목받고 있다. 또 미국 서남부 지역 물류가 모이는 거점이어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잠재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스마트폰 등 소형 폐배터리로부터 희소금속을 추출하는 기술을 마련했다. 또 세계 20여개 국가에서 폐배터리를 포함한 폐기물 수집 권한도 확보했다. 폐기물의 국가 간 불법 거래를 막기 위해 바젤협약에 따라 각지에서 모은 폐배터리를 타국 재활용 시설로 보내려면 바젤 퍼밋이 필요하다. 폐배터리 및 전기·전자 폐기물 시장을 위한 선결 조건으로, 테스는 이미 30여개 바젤 퍼밋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CSO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측면에서 SK에코플랜트와 테스는 시장 선점의 핵심 요소인 물류(Logistics)·거점(Location)·인허가(License) 등 3L 요소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며 “최근에는 용매 추출방식으로 니켈·코발트 회수율 97%, 순도 99.9%를 달성하는 등 기술력도 완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채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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