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XR, 내년으로 양산 연기…출시도 지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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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가 퀄컴, 구글과 개발 중인 확장현실(XR) 기기 출시가 늦춰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연말부터 생산에 들어가 내년 초 출시하려던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파악됐다. 애플 비전프로 부진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말 개시할 예정이었던 XR 기기 생산 일정을 2분기 정도 연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내 생산에 돌입하지 않는 것으로 확정됐다”며 “XR 기기 프로젝트가 완전 무산된 것은 아니고 4~5개월 정도 일정을 연기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내년 2분기 생산 및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삼성은 당초 내년 초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었다. 이에 올해 말 생산계획을 세웠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7월 파리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에서 올해 하반기 XR 플랫폼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해 출시를 기정사실화 했다. XR 기기는 신년 초 출시되는 삼성 전략폰 '갤럭시S' 시리즈와 함께 출시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메타에 이어 애플 비전프로 출시에도 XR 시장이 예상보다 개화가 더디자, 삼성은 생산과 출시 시점을 조정하면서 관망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비전프로 공개에 맞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출시 일정을 전면 재검토하고 올해 말로 미룬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2월 출시한 비전프로 영향으로 1분기 전체 XR 시장에서 점유율 16%를 기록했지만 2분기에는 3%로 크게 줄어들었다. 증강현실(AR) 기기는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13%, 전분기 대비 23% 감소했으며, 가상현실(VR) 기기는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4%, 전분기 대비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가 더딘 상황에서 제품을 출시하기보다 좀 더 시장이 열릴 때 타이밍을 맞춰 접근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의 XR 기기는 올레도스(OLEDoS)와 다이렉트·인다이렉트 비행거리측정(dToF·iToF) 센서 등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레도스는 실리콘 위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올린 1인치 안팎의 작은 디스플레이다. 소형임에도 4K 이상 초고해상도를 구현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분류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iToF 이미지센서를 포함한 XR용 이미지센서 2종을, 퀄컴은 올해 1월 XR용 신규 반도체칩 '스냅드래곤 XR2+ 2세대 플랫폼'을 공개했다. 삼성은 퀄컴, 구글과 지난해 2월 XR 기기 개발을 공식화하고 협력 중이다. 디스플레이는 비전프로용으로 올레도스를 양산 중인 소니의 화이트(W) 올레도스가 적용된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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