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면세점을 잡아라”…'빅4' 전원 입찰, 경쟁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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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화 환율이 약 8년 만에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지며 일본 여행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주말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

면세업계가 김포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임대료 부담이 적은 영업요율 연동 방식인데다 수익성이 높은 주류·담배 판매 구역인 만큼 알짜배기 사업권으로 분류된다. 주요 면세점 모두 입찰에 참여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15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신라면세점·신세계면세점·현대백화점면세점은 한국공항공사에 DF2 사업권 입찰 참가 신청을 마쳤다. 입찰 접수가 이날 오후 2시에 마감되면서 김포공항 면세점 사업권은 대기업 4사 경쟁으로 압축됐다.

DF2 사업권에 할당된 구역은 전체 면적 733.4㎡로 주류·담배 상품을 판매한다. 지난 2018년 신라면세점이 낙찰 받아 5년 간 운영해왔으며 오는 4월 사업권이 만료된다. 신규 사업권 임대 기간은 7년이다. 롯데면세점이 운영하고 있는 DF1 사업권(화장품·향수) 최대 운영 기간과 종료 시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입찰에 업계 관심이 높은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주류·담배 상품군은 마진이 높을 뿐더러 공항 면세점 구입 비중이 높은 품목으로 분류된다. 김포공항 일본·중국 단거리 노선 증가로 여객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임대료 산정 방식도 매력적인 요인이다. 김포공항 면세점 임대료는 기본 임대료에 매출 연동 임대료를 더해 산정한다. 매출액에 비례해 임대료가 책정되는 구조기 때문에 고정 임대료 방식에 비해 부담이 적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사업권 입찰이 진행돼 오는 2030년까지 국내 공항 신규 입찰이 없다는 점도 업체들을 움직인 배경으로 꼽힌다.

면세점 4사 모두 관심이 높은 가운데 업계에서는 롯데·신라 2파전 양상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신규 사업권 입찰에서 밀리며 22년 만에 매장을 철수한 상태다. 만회를 위해 국내 공항 신규 매장에 대한 의지가 강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1위를 넘보고 있는 신라면세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3분기 신라면세점은 매출액 8451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롯데면세점을 앞질렀다. 업계 1위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김포공항 매장 수성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지난해 인천공항 사업권 입찰에 적극적이었던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의 낙찰 가능성도 있다. 낙찰 받을 경우 두 회사는 처음으로 김포공항에 매장을 운영하게 된다.

한국공항공사는 내주 프레젠테이션(PT)을 통해 매장 운영 계획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운영능력 60%, 입찰 영업요율 40% 비중으로 종합 평가해 사업자 후보 2개사를 선정한다. 관세청이 특허 심사를 통해 최종 낙찰자를 결정한다. 이르면 설 연휴 직후인 2월 중 신규 사업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비용과 수익성 측면을 고려했을 때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입찰 공고를 면밀히 검토해 사업 제안서 발표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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