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역직구 서비스 재개 '시동'…매각 전 덩치 키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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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CI

11번가가 새로운 역직구 서비스 준비에 나섰다. 11번가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서비스 역량을 강화해 기업 가치를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11번가는 오는 16일부터 구매·판매 약관에 '글로벌11번가' 관련 내용을 추가한다고 공지했다. 글로벌11번가는 '회사가 국외에 개설했거나 국외 판매를 위해 운영하는 해외 11번가 사이트와 국외 사업자가 운영하는 사이트'라고 정의했다. 11번가가 역직구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약관에 추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11번가는 운영 효율성과 수익성 문제로 지난해 7월 전세계배송관, 8월 영·중문 11번가 사이트를 차례대로 종료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주요 사업 역량을 강화해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국내 시장이 포화되면서 해외 시장 공략이 중요해졌다. 11번가는 직매입 기반의 익일 배송 서비스 '슈팅배송'과 우아럭스 등 버티컬 전문관 서비스 등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11번가가 역직구 서비스 재개에 나선 것은 크로스보더(직구·역직구) 시장에서 실력을 키워 매각 전 덩치를 키워 가격을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지난 8일 11번가의 재무적 투자자(FI)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최근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를 11번가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F1은 11번가를 현재 시장 추정가의 절반 수준인 5000억원~6000억원대에 내놨다.

11번가는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비용 절감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1일 14년만에 '티켓11번가' 서비스를 종료해고, 지난해 11월에는 배달·세탁·세차 등 80여 개 온·오프라인 연계(O2O) 상품을 판매하던 홈앤카 서비스도 종료했다. 같은 달 희망퇴직도 실시했다.

11번가 관계자는 “11번가가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차별화된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크로스보더 커머스 사업이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지난해 전세계배송관 종료 이후 새로운 역직구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11번가는 2018년 SK플래닛에서 분사할 당시 국민연금·새마을금고·사모펀드 H&Q코리아 등으로 구성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았다. 당시 SK스퀘어는 FI에게 5년 내 11번가 기업공개(IPO)를 통한 회수를 약속했었다. 하지만 11번가가 지난해 9월까지 IPO에 실패하면서 콜옵션이 발동했고, SK스퀘어가 행사를 포기하면서 주도권은 FI에게 넘어가 매각 작업이 본격화됐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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