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BOE의 삼성디스플레이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서 ITC에 자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과 모듈 기술 관련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BOE를 제소한 바 있다.

ITC는 30일(미 현지시간) 삼성디스플레이가 BOE를 상대로 제소한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10월 말 삼성디스플레이가 BOE와 BOE 자회사 등 8개 회사를 상대로 자사 OLED 패널·모듈 기술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ITC에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부터 BOE가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 톱텍을 통해 OLED 핵심 기술을 탈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톱텍이 삼성디스플레이 기술을 유출하는 과정에 BOE가 깊이 관여했다는 것이다. 톱텍은 이같은 혐의로 지난 7월 우리 대법원으로부터 톱텍 전 대표를 포함한 관계자들이 유죄 선고를 받은 바 있다.

ITC는 미 관세법 337조(수입에 있어 불공정한 관행)에 따라 BOE의 불법 행위가 있는지 면밀히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미 관세법 337조는 특허·상표 등 주요 지식재산권(IP)을 침해해 미국 시장에 제품을 판매한 것을 불법으로 보고 있다. 조사 결과 위법 행위가 있다면 관련 제품의 미국 내 반입이 금지된다.

ITC 조사 결과는 디스플레이 시장을 둘러싼 삼성디스플레이와 BOE 간 분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주목된다. 양사는 지난해 OLED를 시작으로, LCD까지 특허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BOE를 상대로 OLED 특허 침해를, BOE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에 LCD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ITC 조사는 이같은 갈등 국면 속에서 어느 한쪽이 승기를 잡는 중요 발판이 될 수 있다. ITC는 조사 개시 45일 이내 조사 완료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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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