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하늘에 청명한 날씨가 이어지는 요즘은 골퍼들에겐 황금기로 불리는 계절이다. 즐거운 라운딩도 좋지만 막간을 이용해 들르는 그늘집에서 휴식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라운딩 내내 이어진 긴장을 풀거나 전반 부담을 떨치고 반전을 다짐하기도 한다. 그늘집에서 막걸리나 맥주 한 잔의 맛이 평소보다 배가되는 순간이다.
그늘집 단골 주종은 맥주나 막걸리다. 10~20분의 짧은 시간 간단한 안주와 곁들여도 포만감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이를 겨냥해 나온 골프장 전용 제품도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 단 한 곳 스타벅스 '별다방 라거'를 마실수 있는 골프장이 있다. 경기도 여주에 있는 '스타벅스 자유 컨트리클럽(CC)점'이다. 스타벅스가 1997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판매하는 주류다. 골프장에 입점한 매장을 찾는 이들이 맥주 판매를 지속적으로 요구하자 올해 7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이 맥주는 계열사인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맥주펍 데블스도어에서 만든다.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별다방 블렌드 원두를 소량 섞어 달큰한 커피향이 올라온다.
또 다른 명문 골프장인 베네스트골프클럽에서는 특별한 증류식 소주를 맛볼 수 있다. 국순당과 베네스트골프클럽이 협업해 만든 '려x베네스트 시그니처'다. 골프 스윙 모습을 표현해 제품 라벨을 디자인했고 골프 코스의 홀 수에 맞춰 알코올 도수도 18도, 27도, 36도로 나눠 출시했다.
골프 마케팅으로 유명세를 탄 와인도 있다. '1865와인'을 수입한 금양인터내셔널은 '이 와인을 마시면 18홀 동안 65타를 친다'는 입소문 마케팅을 시작했고 골퍼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1881'와인도 '18홀 81타'란 싱글 골퍼에 대한 염원을 담은 마케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골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을 제품명으로 만든 '네버다이' 와인도 이목을 끈다. 이 제품은 홈플러스가 골프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만든 것이 특징이다. 이탈리아에서 프리미티보와 네그로 아마로 품종으로 생산했고 블랙 베리, 체리, 무화과잼과 후추의 복합적인 향을 지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