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은행 씨티그룹이 20년만에 최대 규모 조직 개편과 함께 인력 추진을 추진하는 가운데, 기업금융 사업만 남겨 둔 한국씨티은행에도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내달 말 글로벌 조직 개편을 추진하며 싱가포르, 홍콩 등 각 아시아 지역 각 리전(Region) 헤드쿼터를 하나의 클러스터로 통합하는 작업을 병행한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인사를 포함한 일부 기능 축소가 예견되나, 일각에서 우려하는 사업 완전 철수는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전망된다. 명예퇴직 접수를 비롯한 사전작업에 대해서도 아직 알려진 바 없다.
지난달 27일 열린 한국씨티은행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도 유명순 행장이 연임을 확정하면서 새 임기가 오는 2026년 10월로 3년 늘어났다. 또한 올해 상반기 기업금융 부문에서 높은 실적 성장을 보이며 순이익 1777억원을 기록, 지난해 가은 기간 801억원 대비 2배 이상 성적을 냈다. 글로벌 조직개편 쓰나미에서도 한국 조직은 비교적 안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금리 인상 여파로 인해 미국 대형은행들은 올해 들어 인원 감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CNBC 등에 따르면 웰스파고와 골드만삭스는 올해 약 5% 인력을 감축했고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인력의 약 2%, 씨티은행은 7000명을 감원하는 등 전체 2만명 규모 해고가 이뤄졌다.
특히 씨티은행은 지난 9월 조직구조 및 운영방식 간소화를 위한 '중대 변화'를 발표한 바 있다. 이는 과거 전략인 '금융 슈퍼마켓' 비즈니스모델 적합했던 현재 조직 운영 구조를, 사업부 매각과 수익성을 강조하는 현재 기조에 맞게 변경한다는 기조다. 매트릭스 구조 상 중복된 경영진 15% 축소, 위원회 60개 폐지, 연 1000개 내부 보고자료 생략 등이 포괄된다.
국내 사업의 경우 앞서 단행한 소매금융사업 철수 작업도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 씨티은행은 지난 2021년 10월 한국을 포함한 13개 국가에 단계적 소매금융 철수를 선언하고 이듬해부터 예적금과 개인대출 등 모든 소매금융 관련 상품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하지만 대출잔액과 신용카드채권 감소 추세가 더디고 희망퇴직을 받은 임직원 2100명 중 600명을 계약직으로 재고용하는 등 출구전략을 고심하는 상황이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