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오염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협약이 마련되는 가운데 정부가 범정부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환경부는 19일 국무총리 주재 제30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유엔 플라스틱 오염 국제협약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5차 유엔환경총회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을 종식하기 위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협약을 내년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달 협약 초안이 공개됐으며 성안을 위한 마지막 협상은 내년 하반기 한국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은 석유화학산업 규모가 미국, 중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4위이며 국민 1인당 플라스틱 생산량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플라스틱 오염 국제협약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해 실현 가능성이 있는 협약 제정'을 대응 기조로 잡았다. 플라스틱을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주기에 걸쳐 관리해야 한다는 조항은 지지하며, 석유에서 추출한 원료를 결합해 만드는 플라스틱인 '신재 플라스틱' 생산 감축 목표 설정이나 폴리염화비닐(PVC) 등 특정 물질을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데는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기로 했다.
한국과 유사한 입장인 국가와는 협력을 강화하고 동시에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면서 수출 기회를 확보할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범정부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환경부 내 협약 대응 전담팀을 구성한다.
플라스틱 관리제도를 고도화해 협약 이행 기반을 마련한다. 플라스틱 생산 시 재생원료 사용 목표를 국제 수준으로 높이고 제품에 재생원료 사용률을 표시하도록 했다. 또한 제품과 포장재 설계 단계부터 재활용을 고려하도록 하며 불필요한 플라스틱 사용은 금지한다. 공공열분해 시설을 확충하는 등 재활용도 늘린다.
회의를 주재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유엔 플라스틱 협약은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라며 “석유화학산업 비중이 높고 플라스틱 제품 수출량이 많은 우리 산업구조 특성상 기업이나 국민 일상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반면 기술혁신 등 선제적 대응을 통해 자원순환 분야의 세계 시장을 선도할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임상준 환경부 차관은 “국제사회의 플라스틱 오염 방지 노력에 기여하고 국내 실정에 맞는 협약이 제정될 수 있도록 협상에 적극 참여할 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도록 이행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