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사태 유가급등 우려…KDI “대외 불확실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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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9일(한국시간) 국제유가가 약 4% 급등했다. 사진은 9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게시된 휘발유·경유 가격.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중동 전쟁으로 확전될 경우 국제유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기 부진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완화되고 있으나,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11일 발표된 'KDI 경제동향'에 따르면 대부분 품목에서 수출 감소폭이 축소되는 가운데, 반도체생산이 일부 회복되면서 제조업의 부진이 완화하며 지난 8월 국내 전산업생산은 전년동기대비 전월(-1.5%) 감소에서 1.5% 증가로 전환했다.

특히 8월 광공업생산은 전월(-8.1%) 대비 -0.5%로 감소폭이 크게 축소됐다. 인공지능(AI) 서버 관련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로 반도체 생산이 전년동기(-15.0%) 대비 8.3%로 감소폭이 크게 줄며 증가세로 전환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3.4%로 전월(70.0%)보다3.4%포인트(P) 상승하며 제조업 부진 완화를 시사했다.

그러나 KDI는 반도체 수출물량과 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음에도, 미국의 긴축 기조 장기화, 유가 상승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제조업 기업심리는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우리나라의 일평균 반도체 수출물량지수는 6월 16.3%에서 7월 4.0%로 증가폭이 감소했다가 8월 22.4%로 크게 늘었다. 반도체생산 또한 6월 -15.8%에서 7월 -15.0%로 감소세를 이어가다가 8월 8.3%로 증가세로 전환했다.

반면 주요국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지난 7일(현지시간) 발발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국제유가까지 상승함에 따라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 두바이유가격은 7월 배럴당 80.5달러에서 8월 86.5달러 9월 93.3달러로 지속 상승했다. 게다가 이번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 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고, JP모건은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KDI는 세계경제에 대해 경기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있으나, 유가상승뿐 아니라 통화긴축, 중국의 경기둔화 등 하방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유가 급등으로 고물가 우려가 다시 확대되고 주요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심리가 기준을 하회하거나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면서 “대다수 국가에서 주가지수가 하락하고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도 약화되는 등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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