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2나노미터 공정 수율 안정화 난도가 3나노 대비 최대 10배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설계 시 검증해야 할 요소가 급증한 탓이다. 2나노는 삼성전자·TSMC·인텔이 준비 중인 초미세 공정이다.
폴 커닝햄 케이던스 시스템 검증그룹 수석 부사장은 최근 방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커닝햄 부사장은 “현재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가 직면한 2나노 공정의 최대 도전 과제는 수율 안정화”라며 “반도체 설계 시 시뮬레이션하고 검증해야 할 요소(룰)가 최소 4배에서 최대 10배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한 반도체 칩에 집적되는 코어 수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가령 기존 4~5나노에서 칩 당 코어 수가 32~64개에 불과했지만, 3나노는 200개까지 집적 가능할 수 있게 됐다. 회로 미세화로 특정 공간에 보다 많은 코어를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커닝햄 부사장은 “2나노 공정에서는 1000개까지 코어를 집적하려는 수요가 있다”며 “이 상황에서 공정 수율을 안정화하려면 사전 설계 및 검증 복잡도가 함께 급증한다”고 설명했다.
수율 안정화를 위해 파운드리 업체가 반도체 설계자동화(EDA) 툴과의 협업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던스와 같은 주요 EDA 툴 업체는 반도체 회로를 설계하는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공정 시뮬레이션 결과나 설계 검증 툴까지 함께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높시스·케이던스·지멘스EDA 등 세계 3대 EDA업체가 삼성전자, TSMC, 인텔 등과 2나노 공정을 위한 업무 협력을 잇따라 체결하는 배경이다.
커닝햄 부사장은 이같은 추세가 클라우드 EDA 툴 수요도 앞당길 것으로 예상했다. 클라우드 EDA 툴은 기존 소프트웨어 패키지(카피)로 제공했던 것을 클라우드 환경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주요 EDA 툴 업체가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EDA 툴과 함께 주력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커닝햄 부사장은 “EDA 툴 활용도가 높아 자체 서버를 갖출 수 없는 팹리스 등 고객사가 클라우드를 찾고 있다”며 “케이던스는 자체 서버 뿐 아니라 외부 클라우드까지 다양한 서비스 환경을 제공해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던스는 반도체 EDA 툴 뿐 아니라 시스템, 항공, 자동차, 엔지니어링, 바이오(제약)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산업별 제품을 생산하기 전 설계 단계에서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커닝햄 부사장은 “반도체 EDA 시장에서 35년간 쌓은 시뮬레이션과 소프트웨어 역량을 토대로 시장 저변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케이던스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