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이 독자 개발한 반도체 후공정 장비를 실제 양산 라인에 적용해 주목된다.
22일(현지시간) 인텔은 말레이시아 쿨림 팹에서 자체 개발한 반도체 칩 테스트 장비를 공개했다. 쿨림 팹은 인텔 반도체 패키징과 조립·테스트하는 후공정 공장이다.
자체 개발한 장비는 DSDP 라인에 구축됐다. 웨이퍼에서 칩 단위로 자른 반도체를 분류하고 테스트하는 라인이다. 반도체를 패키징 하기 전 이상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인텔이 개발한 장비는 'SDX(Singulation Die Tester)'라는 이름으로 개별 칩으로 절단한 반도체(다이)를 테스트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초미세 핀을 장착한 검사용 카드(프로브 카드)에 반도체 다이를 장착해 양품 여부를 가린다.
인텔은 구체적인 SDX 도입 규모를 밝히진 않았다. 그러나 DSDP 라인에만 수백여대 SDX 장비가 설치된 것을 고려하면, 자체 개발 장비 도입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SDX 장비 하나당 20개 모듈이 장착돼 동시에 여러 반도체 칩 검사가 가능하다.
인텔은 △번인 △모듈 △시스템 테스트 장비도 독자 개발했다. 번인 테스트 장비는 반도체 칩에 고온·고압 등 스트레스 환경을 줘 성능과 품질을 확인한다. 모듈과 시스템은 각종 부가 장치와 실제 칩이 적용된 환경을 가정해 반도체를 검사하는 장비다.
인텔 자체 장비 개발은 '시스템통합&제조서비스(SIMS)' 팀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반도체 후공정 라인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각종 요구사항을 반영한 반도체 장비를 직접 설계 개발하는 조직이다.
SIMS 팀 역시 말레이시아 쿨림 팹에 위치, 후공정 라인과 긴밀한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인텔 SIMS 관계자는 “인텔 후공정 라인에 최적화된 장비를 만들기 위해 수년전부터 장비 설계와 개발을 추진했다”며 “실제 반도체 테스트 속도를 크게 높이는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제조사가 자사 반도체 생산 라인에 최적화한 장비를 도입하기 위해 장비사와 협력, 맞춤형 장비를 개발하는 사례는 많다. 그러나 인텔과 같은 반도체 제조사가 직접 개발한 장비를 양산 라인에 대거 투입하는 건 이례적이다.
향후 인텔이 자체 개발한 후공정 장비 도입을 확대할 경우 소재 부품 업계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인텔 칩 테스트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프로브카드나 테스트 소켓 등 인텔 장비 규격에 맞춘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짙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