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1인치 이미지 센서' 카메라 모듈, 업계 첫 상용화

삼성전기가 1인치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카메라 모듈을 개발했다. 1인치 센서는 모바일 카메라에 적용된 최대 크기다. 한정된 스마트폰 공간에 면적이 큰 센서를 적용하게 되면 렌즈나 흔들림 보정 부품 등을 같이 설계하기 까다로운데, 삼성전기는 업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1인치 이미지 센서 기반 카메라 모듈을 개발하고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기는 이 모듈에 사진의 흔들림을 줄이는 광학식 손떨림방지(OIS)를 탑재했고, 일안반사식(SLR) 카메라처럼 빛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가변조리개까지 적용했다.

스마트폰은 내부 공간이 한정적이다. 통상 고성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배터리나 반도체 같은 부품들이 커질 수 밖에 없는데, 이 경우 스마트폰 전체 크기가 커져야 한다.

때문에 작고 가벼운 경박단소형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 집약형 부품이 필수다. 카메라 모듈도 마찬가지로 고성능을 지원하는 동시에 작은 카메라가 있어야 한다.

부품 업체에 이는 적잖은 과제이자 허들이다. 작은 부품에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려면 그 만큼 첨단 기술들이 뒷받침돼야 한다.

삼성전기는 업계 최대 크기인 1인치 센서를 사용하면서도 카메라 모듈 최초로 OIS를 구현하고, 가변조리개까지 넣었다.

조리개는 F1.9과 F4.0 두 가지를 조절할 수 있다. 조리개는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장치다. 숫자가 낮을 수록 빛을 더 많이 받아 들인다는 뜻이다.

F1.9는 빛이 부족한 야간에 촬영이 유리하다. 또 배경을 흐릿하게 해 피사체를 더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 반대로 조리개 숫자를 높이면(조리개를 닫으면) 심도가 깊어져 피사체와 배경을 한 꺼번에 선명하게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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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1인치 센서 카메라모듈에 적용된 가변조리개 기능. <사진 삼성전기 유튜브 캡처>

여기에 삼성전기는 기존 스프링 방식이 아닌 볼가이드 방식 OIS 액추에이터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OIS는 카메라 흔들림을 보완해 선명한 사진을 찍는 기술이다. 볼가이드 OIS 액추에이터는 대형 센서와 가변조리개 적용으로 무거워진 렌즈를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단위로 정밀 구동하는 역할을 한다. 렌즈를 감싸고 있는 테두리를 볼이 움직이는 방식으로, 기존 스프링 방식보다 내구성, 정확성이 뛰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모듈을 납품받는 업체는 샤오미로 추정된다. 샤오미는 1인치 메인 카메라 센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샤오미 13 울트라)를 출시한 바 있다. 당시 샤오미는 1인치 카메라 센서에 8개 렌즈와 F1.9, F4.0 가변조리개를 지닌 5000만화소 카메라를 사용한다고 공개했다.

삼성전기는 플래그십 카메라에 탑재되는 고성능 카메라 모듈을 선도적으로 개발해왔다. 잠망경처럼 빛이 꺾이는 렌즈 구조를 지닌 폴디드 카메라도 삼성전기가 만들어 삼성전자에 공급했다.

회사는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플래그십 스마트폰 차별화의 핵심 포인트로 카메라 기능 업그레이드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면서 “렌즈, 액추에이터 등 내재된 기술역량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