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일본 가전 시장에서 프리미엄TV 매출점유율을 조금씩 늘려나가고 있다. 일본 TV 자국브랜드 영향력이 약해지는 가운데, OLED 시장이 커지면서 LG 올레드TV 브랜드가 입지를 다지는 모양새다.
LG전자는 “올해 일본 전체 TV 시장에서 OLED TV의 매출 비중이 3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LG 올레드 TV 제품 마케팅을 통해 전반적인 일본 시장에서 매출점유율 상승을 기대한다”고 30일 밝혔다.
LG전자는 최근 일본 TV 현지 브랜드 점유율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은 자국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외산 제품이 발을 들이기 힘든 곳이었다. 그만큼 일본 TV의 현지 점유율 하락은 LG전자가 일본 TV 시장에서 운신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의미다.
LG전자는 일본 기업이 부진한 사이 OLED TV 확대로 LG 올레드 제품 판매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일본 유력 영상·음향(AV) 전문매체 '음원출판'이 주관하는 'VGP 2023 여름 어워드'에서 LG 올레드 TV가 다수의 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서도 고무된 반응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일본 TV 시장내 한국 브랜드의 매출점유율은 지난해 2.6%에서 올해 2.8%로 소폭 상승했다. 현재 일본 TV 시장에는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은 LG전자가 유일하다. 반면 일본 브랜드의 매출점유율은 2021년 90.3%에서 올해 86.5%로 떨어졌다. 일본 브랜드의 영향력이 약해진 틈을 LG전자가 OLED TV 프리미엄 제품으로 중국 브랜드가 LCD TV 중저가 제품으로 파고든 셈이다.
LG전자는 일본 TV 제품이 화질과 음질 등 성능에만 집중하는 사이 현지 연구거점을 중심으로 지역별로 특화된 맞춤형 제품을 개발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정부와 기업이 JOLED 합작을 통해 '잉크젯프린팅' 방식의 OLED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소니·샤프·파나소닉 등 대표 제조사들이 모두 최상위 프리미엄 TV로 올레드 TV를 출시했으나, 지금의 LG 올레드 TV를 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실적 부진의 여파로 JOLED은 파산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LG전자는 일본 OLED TV 시장에서도 2021년 7.3%였던 점유율을 올해 9.7%로 늘려가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는 LG 올레드 TV를 앞세워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일본 시장을 지속 공략하고 있다”라며 “지난 10년간 올레드 기술력을 쌓아오고 요도바시카메라 등 현지 메이저 전자유통 업계와 협업해 올레드 TV를 집중적으로 알려온 결과 조금씩 일본 시장에서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라고 밝혔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