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실업급여제 개선 필요

실업급여는 일시적으로 중단된 경제활동인구를 위해 도입됐다. 잠정적으로 끊어진 경제적 수입을 국가가 복지차원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드러난 실업급여 운용 행태는 정상적이지 않다.

국민의 세금이 줄줄 새고 있었던 것이다. 부정수급이 만연했다. 동일직장에서 24번 실업급여를 타는 비정상적인 사례도 적발됐다. 5년간 3번 이상 실업급여를 받는 반복 수급 사례도 24.4% 증가했다. 실업급여 수급자의 수급 기간 내 재취업률도 낮았다. 실업급여로 받는 돈이 일할 때 보다 많은 역전현상도 나왔다. 6개월 일하고 난 후 실업급여를 받는 행태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일하는 개미보다 놀고 먹는 베짱이를 챙겨주는 시스템이 되고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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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제도개선 공청회에서 발언하는 박대출 정책위의장(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실업급여 제도개선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7.12toadboy@yna.co.kr(끝)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가 이같은 문제점에 대한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위원회는 12일 민당정 공청회를 열어 실업급여 문제를 논의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지급 하한액을 낮추거나 폐지하고, 지급기간도 조정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부정수급 특별점검 기획조사도 강화하기로 했다.

실업급여 기준액과 지급기간 단축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하한액 조정안은 노동계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고용보험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여소야대 국회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진정 실업급여가 필요한 구직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노동계와 야당도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취약계층이 최소한의 생계에 필요한 복지정책은 유지돼야 한다. 문제는 실업급여를 악용하려는 이들은 시스템으로 차단해야 한다.

실업급여가 악용되는 것을 더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실직자의 재취업을 지원하는 제도가 본연의 역할에서 벗어나 불공정을 낳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원석 기자 stone2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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