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야정 경제 살리기 올인해야

롯데그룹이 21일 그룹사 재무 상태에 이상 없다는 내용의 설명자료를 냈다. 지난주부터 롯데케미칼 회사채 이슈와 관련한 유동성 악화 풍문이 시장에 돌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그룹사가 유동성에 문제 없다고 공식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롯데 측은 지난달 기준 총자산 139조원, 보유 주식 가치 37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그룹 전체 부동산 가치는 지난 달 평가 기준 56조원, 즉시 활용 가능한 가용 예금도 15조4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정적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의 경우 석유화학 업황 침체에 따른 일시적 수익성 저하라고 일축했다. 주채권은행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잘 해결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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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주요 기업 사장단 긴급 성명 발표가 한국경제인협회 주최로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이번 사안은 해프닝으로 끝날 개연성이 높다. 올 초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태영건설은 뉴스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뉴스에서 사라졌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전에는 눈길을 끄는 발표가 하나 더 있었다. 삼성, SK, 현대차, LG를 비롯한 국내 주요 대기업 16곳 사장들이 정치권을 향해 “상법 개정 등 규제의 입법보다 경제 살리기를 위한 법안에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상근부회장과 박승희 삼성 사장, 이형희 SK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상법 개정안이 신성장 동력 발굴을 저해하고 해외 투기 자본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금 한국 경제가 처한 대내외 환경을 고려할 때 외면할 수 없는 현안이다.

우리 경제는 앞으로 복합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체제 출범을 앞두고 지표들이 좋지 않다. 우리나라 원화는 기축통화인 달러 강세 직접 영향권에 들어섰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전후로 움직인다. 주식 시장도 마찬가지다. 코스피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상승 랠리에서 소외돼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 역시 긴축경영에 들어갔다. 대기업들은 한계사업 정리와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다. 비현금화 자산의 현금화 작업도 눈에 띈다.

전문가들도 내년도 우리 경제 전망을 걱정한다. 특히 국제통화기금은 20일 한국의 2025년 성장률을 2.0%로 하향 조정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내수 상황도 녹록치 않다.

정치적으로 여야 갈등이 최고조다. 이를 때일수록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경제 관련부처가 중심을 잡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 내수 진작책을 쏟아내야 한다. 정치는 정치고, 경제는 경제다.

김원석 기자 stone2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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