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이 '한국형 그린버튼' 개발에 착수했다. 그린버튼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클릭 한 번만으로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산업부는 우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플랫폼을 개발한 뒤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 등 민간기업까지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2일 정부 등에 따르면 에너지공단은 지난달 28일 '한국형 그린버튼 플랫폼 인프라 구축' 용역수행사로 굿모닝아이텍을 선정하고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굿모닝아이텍은 투찰금액으로 3억9292만원을 제시하면서 이 용역사업에 선정됐다. 올해 하반기에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린버튼'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2012년에 시작한 제도로 온라인 플랫폼에서 '클릭' 한 번으로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에너지 사용량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고 사용량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에너지 효율 관리 수단으로 꼽힌다. 실제 미국 정부는 캘리포니아주에서 그린버튼을 시행하면서 6만GWh 전력을 공급했고, 2290만톤 수준 이산화탄소를 감축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형 그린버튼 플랫폼은 전력·열·가스를 포함하는 에너지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구축될 전망이다.
산업부와 에너지공단은 이번 용역으로 한국형 그린버튼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전력·열·가스 등 대규모 통합에너지의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저장·관리는 분석·시각화 등 기반기술을 개발한다.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하는 분석과 컨설팅, 관리 서비스도 구축한다. 향후 데이터 수집, 지능형원격검침인프라(AMI) 설치 등을 지원 관리하는 법·제도도 만든다. 데이터 개방, 에너지마켓 개설, 컨설팅 서비스 개발을 추진한다.
산업부는 우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국형 그린버튼 플랫폼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후 에너지다소비 사업장 등 민간 기업으로도 적용대상을 확대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에너지공단이 주관기관으로 참여하는 사업으로 4년에 걸쳐 시행할 예정”이라면서 “우선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사업을 시행하고 이후 민간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형 그린버튼 플랫폼이 구축되면 실시간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집계하고 분석할 수 있다. 정교하고 효율적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장기적으로는 광범위한 에너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 비즈니스 모델도 발굴할 수 있다. 다만 민간기업까지 플랫폼을 적용하려면 에너지이용합리화법 등을 개정하는 등 과제도 많다.
산업부 관계자는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에서 에너지는 일종의 '영업비밀' 같은 것으로 이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서는 법을 개정해야 한다”면서 “추후 에너지이용합리화법 개정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