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혁신 이노비즈]디와이이엔지, 폐배터리 재활용 열처리 기술로 글로벌 도전

디와이이엔지가 이차전지 재활용 공정 장비 시장에 도전한다. 친환경 에너지 정책 기조에 따라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30년 12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될 만큼 유망하다. 안전성과 생산성을 높인 열처리 설비로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다는 목표다.

탄소중립 시대에 따라 모빌리티 시장은 기존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차로 전환이 한창이다. 덩달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30년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는 3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폐배터리 양도 최소 10만7500개에 달한다. 폐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희유금속(매장량이 적고 한 곳에 집중된 금속)을 추출해 이차전지 생산에 다시 투입함으로써 핵심 광물을 확보하고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이차전지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연합(EU) 핵심원자재법(CRMA) 등 각국 정부도 관련 제도를 마련하며 배터리 소재 재활용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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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와이이엔지 블랙파우더 회수 설비 라인(사진=디와이이엔지)

디와이이엔지는 배터리 소재 생산, 재활용, 연구용 설비 등 이차전지 관련 설비를 전문으로 생산하고 있다. 특히 주력으로 삼은 것은 폐배터리 재활용 공정 설비다. 폐배터리 재활용 과정은 크게 기계식 처리를 통해 폐배터리를 분쇄하는 전처리 공정과 전처리된 물질을 제련하는 과정을 통해 최종 광물을 회수하는 후처리 공정으로 나뉜다. 디와이이엔지는 폐배터리 또는 스크랩(배폐터리 부스러기)을 분쇄와 열처리 과정을 거쳐 후처리 제련 공정에 적합한 분말(블랙 파우더)로 만드는 공정을 전문으로 한다.

신동엽 디와이이엔지 대표는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세계적인 주목도는 높아지는데 비해 재활용 분야는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라며 “다년간 국내 배터리 소재사 생산 설비 엔지니어링 경험을 바탕으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가 꼽은 회사 경쟁력은 안전성과 높은 회수율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공정은 전기적 방전, 열처리, 물리적 파·분쇄 공정을 거쳐 블랙 파우더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업계 전반적인 열처리 설비 경험 부족과 공정 표준 미정립으로 인해 회수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미방전 배터리로 인한 화재, 폭발 위험도 있다. 이는 블랙 파우더 품질 하락으로 이어졌다.

디와이이엔지는 이런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불활성 가스를 파쇄 후 열처리 공정에 도입, 제품 산화·화재·폭발 위험을 크게 낮췄다. 블랙 파우더를 회수하기 위해선 수차례 열처리 공정을 통해 전해액, 유기물 바인더 같은 물질을 휘발시켜야 한다. 회사는 각 물질별로 휘발 온도에 맞는 열처리 환경을 구축해 안정성을 높였다. 제품 불량 가능성이 줄어들고 회수율은 향상됐다.

신 대표는 “셀 메이커에 따라 상이한 배터리 공정·소재 성분 등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가 폐배터리 재활용 안전성과 직결된다”면서 “10년 이상 배터리 업계에 종사하면서 습득한 공정 이해도를 바탕으로 단일 설비뿐만 아니라 턴키 방식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잠재력이 높은 폐배터리 시장은 최근 대기업이 뛰어들 정도로 주목받고 있지만, 시장 형성 초기이다보니 기술력을 갖춘 설비 업체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2018년 설립된 디와이이엔지는 국내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에 열처리 설비를 공급한 바 있다. 최근에는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도 디와이이엔지와 논의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신 대표는 “국내에서 턴키 방식으로 열처리 설비를 구축할 수 있는 곳은 유일하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2030년 이차전지 시장은 2021년 대비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디와이이엔지 역시 기술 고도화를 통해 성장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는 이차전지 소성 테스트 설비, 소성로 히터 자재 진단 장치 등 다양한 분야 이차전지 연구용 설비를 제작하고 있다. 사내 기업부설연구소도 운영하며 생산력과 안정성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

신 대표는 “현재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유럽 CE 인증과 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을 취득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디와이이엔지는 올해 매출을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2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명이 다한 전기차 폐배터리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2025년에는 매출 72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연구 인력과 시설 확충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투자 유치를 통해 현재 충남 천안시 풍세면 두 곳에 나뉜 공장을 통합, 생산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기술 고도화를 위한 연구 인력도 지속 확충할 방침이다.

신 대표는 “배터리 시장은 한국 기업이 선도하는 만큼 폐배터리 장비도 한국이 생태계를 이끌어야 한다”면서 “기술력으로 경쟁국을 압도하고 수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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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 디와이이엔지 대표

※신동엽 디와이이엔지 대표 인터뷰

-디와이이엔지 강점은?

▲열처리 공정 전반을 폐배터리 업체에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공정마다 화재·폭발 요소가 산재하기 때문에 업체가 분리 발주를 하지 않는다. 디와이이엔지는 각 배터리 마다 상이한 배터리 요소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안전성을 높인 열처리 공정 설비를 확보, 단일 설비를 납품하는 방식이 아닌 턴키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초기 시장인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10년 이상 소재·부품 업계에 종사하면서 발열체를 개발했다. 국내 배터리 음극재 회사에 열처리 공정 설비를 공급하면서 점차 기술을 고도화했다. 폐배터리 재활용 공정에도 열처리 공정이 필수고, 업체가 우리 열처리 설비를 원하면서 자연스레 회사를 스핀오프하게 됐다.

-사업상 어려운 점은 없었나?

▲인력 확보가 항상 고민이다. 사업이 빠르게 확대되는 만큼 엔지니어 수급이 시급한데 대기업이 아니면 사람 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회사가 수도권이 아닌 천안에 위치한 점과 업무가 다소 고되다 보니 젊은 인재들의 관심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다.

-이노비즈인증 획득으로 도움이 된 부분은?

▲세제 혜택과 기업에 필요한 정보 수집 부분에서 가장 큰 도움을 얻고 있다. 이전에 몸담은 회사에서도 이노비즈 혜택을 받아왔기 때문에, 창업 3년차가 되자마자 이노비즈인증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국내 소재·부품·장비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제도나 방안은?

▲대기업 중심의 소부장 생태계에 변화가 있었으면 한다. 기술 고도화를 위해선 국책 연구과제 수행 등이 필수인데 중소기업은 과제에 참여할 여력도 부족하고 문턱도 높다. 소재, 부품업체에 비해 장비회사는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진다고 인식해 대기업과 공급가 협상 등에 불리한 경우도 있다. 해외는 오히려 장비업체가 우대를 받는다. 이런 부분에 관심이 있었으면 한다.


천안(충남)=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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