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 당뇨 등 대사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됐다. 비만과 당뇨을 억제하는 ‘갈색지방’ 기능저하 및 퇴화기전이 밝혀졌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은 이혁종 혈관 연구단 연구위원팀이 갈색지방세포가 비활성화할 때 일어나는 지방축적의 새로운 기전을 대사적 관점에서 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갈색지방은 교감신경 활성화로 열 생성 단백질인 ‘터모제닌’을 증가시켜 열을 생성한다. 이때 포도당으로 불리는 글루코스와 지방산 분해를 촉진해 비만, 당뇨와 같은 대사성 질환 개선을 유도한다.

갈색지방에서 열 생성력이 저하되면 갈색지방세포에 지방이 축적되고, 교감신경 활성화 저하와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가 발생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갈색지방이 백색지방으로 변화해 대사성 질환 예방에 부정적이다. 다만 갈색지방에서 지방축적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은 명확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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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성장인자(SCF)/시-키트(c-Kit) 신호전달을 통한 갈색지방 내 지방축적 변화

연구진은 쥐를 이용한 실험을 진행했다. 갈색지방 교감신경을 제거하거나, 30°C 이상 고온에서 사육하는 등 열 생성 능력을 저하시키면 혈관내피세포에서 분비되는 줄기세포성장인자(SCF)가 갈색지방세포 내 ‘c-키트(c-Kit)’ 수용체와 결합해 지방축적을 유도함을 최초로 규명했다.

갈색지방의 열 생성 능력이 저하됐을 때 갈색지방세포는 SCF 수용체인 c-키트 발현을 일시적으로 증가시키고, 혈관내피세포에서 분비된 SCF가 c-키트 수용체에 결합한다. 이때 새로운 지방산을 생성하는 데 관여하는 효소 발현이 증가하는데, 이 효소들이 갈색지방세포 지방축적을 유도했다.

흥미롭게도 백색지방세포나 백색지방에서 생성되는 또 다른 갈색지방세포 ‘베이지색지방세포’에서는 열생성 저하조건에서도 c-키트 수용체가 발현되지 않았다. 이는 갈색지방세포에서만 지방축적에 관여하는 세포 간 특이적 신호체계가 존재함을 시사한다.

이혁종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로 갈색지방 기능저하 및 퇴화 관련 새로운 신호체계를 발견했다”며 “향후 갈색지방 기능저하 및 퇴화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대사성 질환 예방 및 치료에 효과적인 약물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5월 13일 온라인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