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말 출범하는 대환대출플랫폼에 주요 은행이 참여한다. ‘반쪽짜리 서비스’가 될 뻔한 위기는 넘겼지만 안착을 위해 은행권이 더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를 종합하면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이 대환대출플랫폼 개시 단계부터 주요 빅테크 플랫폼에 입점한다. 지지부진하던 논의가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급물살을 타는 모습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환대출플랫폼 출범 시점에 주요 은행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빅테크 업계도 주요 은행과 계약을 맺거나 마무리 단계라고 전했다. 한 빅테크 업체 관계자는 “최근 주요 은행 몇 곳과 입점 제휴를 마쳤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빅테크 관계자 역시 “5대 은행 전부는 아니지만 복수 은행과 실무 논의를 마치고 이달 말 계약만 남겨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대환대출플랫폼은 온라인으로 쉽게 대출을 갈아타는 제도다. 앱이나 웹을 통해 온라인으로 각 금융사 대출을 비교하고, 금리가 낮은 상품으로 바로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다. 오프라인이나 별도 절차를 통해 가능하던 대출 갈아타기를 온라인에서 원스톱으로 해결하는 것이 골자다. 다만, 낮은 금리로 대출 받을 수 있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NH농협 등 이른바 5대 은행이 참여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50여개 금융사가 참여하지만 정작 이용자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은행 대출 상품 플랫폼 입점 논의는 그동안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은행권은 빅테크 영향력 확대와 중개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주요 플랫폼 입점을 적극 추진하지 않았다. 하나은행처럼 핀테크 자회사를 통해 직접 플랫폼 사업에 뛰어드는 곳도 나왔다.
빅테크 관계자는 “은행권이 처음에는 입점 결정을 내리는데 소극적이었지만 논의를 거듭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면서 “결국 대출 갈아타기 수요는 1금융권에 많기 때문에 시간이 걸려도 주요 은행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은행들이 대환대출플랫폼에 참여하며 급한 불은 껐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남았다. 빅테크 업체 관계자는 “은행들이 합류하고 있지만 플랫폼 별로 1~2개만 입점하면 이용자 입장에서는 또 다른 경로로 다른 은행 정보를 찾아야 한다”면서 “제대로 된 금리 비교를 위해서는 한 플랫폼에 주요 은행들이 한꺼번에 입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은행들이 중소 핀테크 플랫폼을 외면하는 분위기도 여전하다. 네이버, 카카오, 토스 정도를 제외한 중소 핀테크는 주요 은행과 제휴에 애를 먹고 있다. 중소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5대 은행과 제대로 된 논의도 시작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서비스 경쟁이 되려면 금융당국이 필수 입점 상품을 권고하는 등 보정 작업이 필요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