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봄부터 40도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이상 고온 현상이 가뭄 피해를 악화시키고 농가를 괴롭히고 있어 스페인 정부는 EU에 긴급 재정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스페인 기상청 아이메트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뜨거운 공기가 북상하면서 25일과 26일 양일 간 스페인이 위치한 이베리아 반도의 기온이 치솟았다. 스페인의 대부분 지역은 섭씨 30도 이상까지 올랐으며, 일부 지역은 40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스페인은 올해 강수량이 크게 줄어들어 농가들의 피해가 막심하다. 현재 스페인 영토의 27%가 가뭄 "비상" 혹은 "경보" 단계에 있으며, 전국적인 물 비축량은 50%에 불과하다고 스페인 생태전환부가 파악했다.
이에 스페인 농수산식품부는 EU 농업 담당 집행위원에 80만이 넘는 스페인 농업 종사자들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루이스 플라나스 스페인 농수산식품부 장관은 “다른 지역에도 가뭄과 고온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베리아 반도에서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며 “EU가 재정 지원에 있어 유연성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앞서 스페인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에 가뭄이라는 악재까지 겹친 농가에 18억유로(약 2조6천억원) 상당의 세금 감면을 약속한 바 있다.
여기에 이상고온 현상이 가뭄을 부채질하자 EU에 긴급 재정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스페인 기상청은 이달 말 기온이 크게 올라 7월의 평균 기온과 비슷해질 수 있으며, 코르도바 등 남부는 섭씨 38~40도까지 올라 관측 이래 가장 더운 4월이 될 것으로 예보했다.
한편, 아시아는 스페인보다 더한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1일 태국의 평균 기온은 40도를 웃돌았으며, 푸껫 등 일부지역의 체감 온도는 54도에 달했다.
우리나라도 올 여름 이상 고온 현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올해 한국 일부 지역에서도 40도를 넘는 ‘역대급 폭염’이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후학자이자 기상학자인 막시밀리아노 에레라 박사는 가디언에 “아시아 역사상 최악의 폭염”이라며 “한국과 일본까지 봄철 30도에 육박하는 비정상적인 기온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19일 서울의 한낮 기온은 28.4까지 올라 역대 2번째로 더운 4월 날씨로 기록됐다. 20일 대구는 29.4도까지 치솟았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