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각종 지표가 개선되면서 주택시장에서는 ‘집값 바닥론’, ‘부동산 회복론’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평년 수준과 비교하면 아직 부진한 수준으로 ‘추가 하락론’을 논하는 이들도 여전하다.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2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전국 3만1337건으로, 지난 1월(1만7841건)보다 75.6% 증가했고, 작년 하반기 월평균 거래량 1만9075건보다 64.3% 늘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폭은 작년 12월 -2.9%에서 올해 2월에는 -1.6%로 둔화됐다.
분양시장에서는 서울을 중심으로 훈풍이 불고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1~3월) 서울에서 분양된 단지는 393가구 모집에 2만2012건이 접수돼 평균 56.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3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인 작년 4분기(10~12월) 청약 경쟁률이 평균 5.9대 1이었던 것에 비해 10배가량 뛴 것이다.
또한 서울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마포더클래시’, ‘장위자이 레디언트’, ‘리버센 SK뷰 롯데캐슬’, ‘올림픽파크포레온’을 비롯해 경기도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등 완판(완전판매) 행렬도 이어졌다.
이러한 결과는 분양전망지수에도 반영돼 나타났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4월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85.2로 지난달 73.6보다 11.6포인트 급등했다. 지난해 10월 37.1로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한 뒤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정부가 주택경기 연착륙을 위해 추진한 1.3부동산 대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조치로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제외하고 모든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됐다. 규제지역에서 제외된 지역은 대출담보인정비율이 기존 50% 이하에서 70% 이하로 상향돼 대출을 통한 자금마련이 한결 수월해졌다. 이 외에도 △전매제한 완화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 △중도금대출 분양가 기준 폐지 △중도금 대출 보증 한도 폐지 등이 시행됐다.
규제 완화 효과로 시장 곳곳에서 회복 조짐이 감지되면서 주택경기가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시장 회복을 논하기 이르다는 견해도 나온다.
7주 연속 회복되던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하락세로 돌아섰고, 부동산 투자 수요를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인 전국 아파트 외지인 매수 비중도 올해 2월 19.2%로 지난 2019년 3월(18.9%)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이 애플리케이션(앱) 접속자 193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8.5%는 ‘집값 아직 바닥 아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닥이다, 곧 오르거나 보합일 것이다'로 생각하는 응답자는 41.5%로 차이가 크진 않았다.
이런 상황속에서 지난 2월에 이어 이달에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부동산 시장 회복론에 힘이 좀 더 실리는 분위기다. 부동산 시장에서 큰 변수로 작용했던 금리 인상 공포가 사드라 들면서 위축된 매수세가 살아나고 거래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전문가는 “과거에 비해서 금리 수준이 높아진 만큼 단기간에 급격한 분위기 반전은 어렵겠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불안감이 줄어든 만큼 내 집 마련이나 투자를 미뤘던 수요자들의 매매심리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며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는 분양시장에서는 이달 분양하는 단지들의 성과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전국에서는 경기도 광명시 ‘광명자이더샵포레나’ 전용면적 39~112㎡ 809가구를 비롯해 시흥시 '시화MTV푸르지오디오션’ 전용 78~100㎡ 400가구, 충북 청주시 ‘신영지웰푸르지오테크노폴리스센트럴’ 전용 84~130㎡ 1034가구 등이 공급을 앞두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