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 출신 인재들, 블록체인 업계 '종횡무진'

암호학 배경지식에 사업화 시너지
모교와 협력 활발한 코인원
VC 큰손 해시드 폭풍 성장
파라메타 등 인재 대거 포진

Photo Image
사진 왼쪽부터 차명훈 코인원 대표, 김서준 해시드 대표, 김종협 파라메타 대표. <사진=전자신문DB, 파라메타>

포항공대 출신 인재들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 블록체인 업계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은 최근 포항공대 산업경영공학과 출신 박병열 전 헬로네이처 창업자를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했다. 박 COO는 컨설팅펌 AT커니, 쿠팡을 거치고 신선식품 판매몰 헬로네이처를 창업한 뒤 이를 2016년 SK플래닛에 매각했다.

박 COO가 올해 코인원으로 합류한 배경에는 포항공대 동문인 차명훈 코인원 대표와의 인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차 대표는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으며, 학부 시절 해킹동아리 '플러스(PLUS)'에서 활동했다. 2009년 코드게이트 국제해킹방어대회와 세계 최고 해킹 대회 '데프콘 CTF'에서 각 3위를 차지했다.

코인원 전신인 '디바인랩' 역시 포항공대 출신 보안 전문 엔지니어로 구성된 스타트업이다. 동문들로 이뤄진 끈끈한 팀워크가 초기 코인원의 빠른 성장을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코인원은 지난해 포항공대와 블록체인 기술 공동개발을 위한 산·학 협력을 체결했으며, 포항공대 크립토블록체인연구센터(CCBR) 산하 코인원연구센터(CRDC)를 공동 운영하며 크립토커런시 연구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블록체인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벤처캐피털(VC)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 역시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이다. 졸업 후 10여년 동안 수학교육 플랫폼 '노리' 창업, 소셜데이트 서비스 '정오의데이트' 개발, '아만다' 투자 등을 통해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비탈리크 부테린의 이더리움 프로젝트에 깊은 인상을 받아 2017년 블록체인 전문 투자업체 해시드를 창업했다.

설립 당시 자본금 6억원으로 출발한 해시드는 가상자산 투자 열기에 힘입어 1년 반 만에 25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크립토 펀드로 성장했다. 해시드 관계사 해시드벤처스는 2020년 약정금액 1200억원 규모의 '헤시드벤처투자조합1호'를 결성했다. 이듬해 2400억원 규모의 '헤시드벤처투자조합 2호'를 조성하며 블록체인 생태계에 집중 투자했다.

설립 7년 만에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준비에 매진하는 블록체인 기술 기업 파라메타(옛 아이콘루프) 역시 포항공대 출신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경준(아이콘재단 의장)·김종협(파라메타 대표) 설립자와 류혁곤 최고기술책임자(CTO)도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전자계산학과 동문이다. 2016년 설립한 파라메타는 블록체인 플랫폼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최근 토큰증권발행(STO) 시장에서도 사업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이 밖에 포항공대 출신 블록체인 사업가 가운데에서는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 △장민 빌리빗 대표 △박재현 람다256 대표 △심상규 아모랩스 대표 △이홍규 이스크라 대표 △이홍규 이스크라 대표 △이찬기 언오픈드 대표 △오현석 디블락 대표 △박수용 블록크래프터스 대표 등이 있다.

한 포항공대 출신 블록체인 업체 대표는 “블록체인 특성상 수학·암호학적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는 공대 출신의 진출이 활발하고, 앞서 성공을 거둔 동문이 응용 기술과 사업화 기회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후배들에게 동기 부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