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주제를 김빠지게 풀어낸 영화 '똑똑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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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똑똑똑’ 스틸컷.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추리물인지 블랙코미디인지 미스터리 스릴러인지 장르가 헷갈리는 영화 '똑똑똑'. 국내 관객들도 흥미를 가질 미스터리한 주제를 긴장감없이 풀어냈다.

'똑똑똑'은 휴가를 즐기던 가족이 인류를 살리면 가족이 죽고, 가족을 살리면 인류가 멸망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주인공인 동성 부부 '에릭'(조나단 그로프 분)과 '앤드류'(벤 알드리지), 그들이 입양한 딸 '웬'(크리스틴 쿠이)은 숲 속의 작은 오두막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수상한 남자와 만나게 된다.

자신을 '레너드'(데이브 바티스타)라고 소개한 남자는 자신과 동료들이 세상의 종말을 막기 위해 선택받은 자들이며, 종말에 대한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가족 중 한 명의 희생으로 70억 인구를 구원할 수 있다고 말하며 희생할 제물을 선택하라고 요구한다.

결국 친절한(?) 침입자들이 집 안에 들어오면서 가족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동시에 예언이라도 한듯 TV에서는 레너드의 말같은 재앙이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가족은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침입자들의 말이 사실일지, 아니면 그저 광신도의 주장인지는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세계 곳곳에서 재앙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영화의 텐션이 급격하게 떨어져 관객의 발걸음을 유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스릴러를 기대한 관객에게는 이 영화가 실망스럽게 다가올지도 모른다. 스릴러 매니아가 아닌 겁쟁이 관객도 땀 하나 나지않은 건조한 손바닥으로 극장을 나올 수 있다.

충분히 도망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동성 부부의 선량함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영화가 전반적으로 느슨하게 진행된다. 가족 중 가장 똑똑한 인물은 어린 딸 '웬' 뿐이다. 생존을 위한 다급함이라고는 없는 카메라 워킹까지 더해져서 영화가 전반적으로 스릴없이 밍숭맹숭하게 흘러간다.

앤드류와 에릭의 추리와 맞아떨어지는 부분은 충분히 흥미롭다. 그러나 영화 내에서 모두 결론지어졌기 때문에 관객이 더 생각해 볼 여지는 거의 남지 않았다. 다르게 쓰여졌다면 재밌을 수 있는 주제라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숲 속 오두막을 찾아온 수상한 방문자들과 이들로부터 집을 지키려는 가족의 이야기 '똑똑똑'은 오는 8일 국내 관객과 만난다. 데이브 바티스타, 조나단 그로프, 벤 알드리지, 크리스틴 쿠이, 루퍼트 그린트 등이 출연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0분.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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