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결원 "대환대출 수수료 15원…핀테크 "비용 부담·적자 우려"

저금리 수요 많지만 실제 실행 적어
금융사 수수료·운영 유지비까지
사업 수수료 수익보다 지출 많아
정부 "업계 의견·제안 적극 검토"

Photo Image
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오는 5월 시행하는 정부 주도 온라인 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 사업에서 대출 조회 수수료가 건당 15원으로 잠정 책정됐다. 빅테크·핀테크 업계는 조회 수 실제 실행 비중이 극히 낮은데다 금융사에 지급해야 할 제휴 수수료와 시스템 운영비 등을 감안하면 수익보다 지출이 높은 구조가 된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환대출 망을 제공하는 금융결제원은 지난주 핀테크 참여사 13곳에 대출 조회 수수료를 건당 15원으로 제안했다. 이는 오픈뱅킹 잔액조회 수수료가 3~5원인 것을 감안하면 3~5배 높은 비용이다. 추후 핀테크산업협회를 중심으로 업계와 협의를 거쳐 구체 수수료를 확정할 방침이다.

정부 대환대출 플랫폼 사업에 참여를 희망한 핀테크 기업은 토스, 카카오페이, 핀다, 네이버파이낸셜, 핀크, 뱅크샐러드, NHN페이코, 깃플, 나이스평가정보, 한국신용데이터, 팀윙크, 해빗팩토리, SK플래닛이다. 금융사로부터 사용자 대출정보를 받아야 하는 문제 때문에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자 외에는 실질적으로 참여가 어렵다.

대환대출 참여 핀테크 기업들은 조회 수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낮은 금리로 대환하려는 수요가 크고 국민 관심이 높은 만큼 조회건수가 상당량 나올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플랫폼을 이용한 비대면 대환대출이 처음 시도되는 것이어서 예상 조회건수 범위를 산출하기 어려운 것도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참여 기업 규모, 발생 건수 등에 따라 구간을 나눠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는 등 현실적으로 수수료 인하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환대출 플랫폼 사업은 금융결제원이 은행 간 대출 정보를 연동하는 망을 구축하고 여기에 API 방식으로 핀테크 플랫폼을 연계한다. 핀테크사는 각 금융사와 개별 협약을 맺어야만 비대면 원스톱 대환대출을 제공할 수 있다. 얼마나 많은 금융사와 제휴를 맺는지, 얼마나 빠르게 서비스를 제공하는지에 따라 시장 선점 효과가 갈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핀테크 업계는 기존 대출 비교 서비스에서 대출상품 조회 대비 실제 실행 비중이 극히 낮은 점을 감안하면 대환대출 사업에서 사실상 수익을 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환대출 실행에 따른 수수료 수익 대비 개별 계약을 맺은 금융사에 지급하는 수수료, 망 이용에 따른 금결원 수수료, 시스템 운영·유지비가 더 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대출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핀테크 관계자는 “대출상품 조회 대비 실제 실행 비중은 2~3% 남짓에 불과하다”며 “대환대출은 정부 주도 사업이고 금융사들이 참여를 꺼리는 분위기여서 수수료 수익이 높게 책정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핀테크산업협회는 사업 참여사 대상으로 대환대출 조회 수수료에 대한 의견을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대환대출 조회 수수료에 대한 업계 의견을 듣고 제안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