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경기침체'에 재고 50조 돌파…R&D 25조 사상 최대

삼성전자의 지난해 재고 자산이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수요가 둔화된 탓이다. 불황 속 연구개발(R&D) 투자는 사상 최대인 25조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공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재고 자산은 52조1878억원으로 전년 대비 20.7%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말(57조3198억원)과 비교하면 5조원가량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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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자료: 전자신문 DB)

재고 자산의 종류를 보면 완성품에 해당하는 제품 및 상품 재고가 16조322억원으로 1년 전(12조2805억원)보다 2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반제품 및 재공품(제조과정 중에 있는 제품)은 13조4736억원에서 20조775억원으로 32.8% 급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TV와 가전 제품, 반도체 수요 등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플레이션 여파로 원자재 구매 비용은 급증했다. 지난해 원재료 등 사용액 및 상품 매입액은 112조5919억원으로 전년(95조6254억원)보다 15% 증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부담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R&D에는 사상 최대인 25조원을 투입했다. 전년(22조5954억원)보다 10.3% 늘어났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8.25%로 전년(8.08%) 대비 0.17%포인트(P) 늘었다.

삼성전자는 2025년 중순 가동 예정인 반도체 R&D 전용 라인을 포함해 2028년까지 연구단지 조성에 약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14일에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단기 차입하기로 한 것도 올해 영업이익 감소 우려에 따라 반도체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투자 축소·감산 기조에도 반도체 투자를 축소하지 않고 계획대로 실행하겠다는 취지다.

한편 작년 순매출액의 국내 비중은 16.09%로 전년(15.73%) 대비 0.36%P 늘었다. 미주 비중은 39.37%로, 전년(35.01%) 대비 4.36%P 늘었다.

삼성전자의 연결 대상 종속회사 수는 232개로, 전년(228개)보다 4개 증가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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