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K-배터리 세액공제 확대로 투자 활성화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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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미래를 책임질 전략기술 육성을 위한 세계 각국의 대응과 전략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전기차 보조금 규정을 강화하고 첨단 제조 시설투자 및 생산 세액공제 혜택으로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의 원자재 공급망 안정화와 밸류체인 변화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는 배터리법 발효를 추진하고 있다. 대만은 지난달 산업혁신 조례 수정안을 통과시키며 기술혁신과 글로벌 공급망에서 주요 기업에 연구개발(R&D),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상향 조정했다.

우리나라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반도체·배터리·백신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투자 세액공제율 대기업 15%, 중소기업 25% 수정안 입법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법안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제공되고 있는 투자 세액공제율 8%, 16%를 상향하는 것이다. 올해 투자 증가분에 대한 추가 10% 세액공제가 적용되면 대기업은 25%, 중소기업은 35%의 세액공제 혜택이 가능하다.

주요국의 국가전략기술 육성을 위한 정책지원은 미국과 중국의 전략 마찰, 코로나19 장기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 교란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경제 안보에 기여하는 전략기술 확보는 국가 간 외교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유럽 간 무역기술위원회(TTC) 차원에서 '핵심광물 클럽' 창설에 합의했다. EU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아 IRA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핵심광물 클럽에 대한 논의는 유럽 업체들이 IRA 규정을 우회, 미국 관련 보조금 혜택에서 배제되지 않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보조금이 산업 육성에 중요함을 보여 주는 사례다.

우리나라는 올 1월 월간 역대 최대 무역수지 적자인 127억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 주력 품목의 부진이 무역 적자의 주원인으로 지적됐다. 위기 극복을 위해 신성장 동력 발굴과 기존 수출 주력 품목의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대내외 경제 여건 상황과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한 한국 정부는 주요국에 대응해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투자 세액공제율 인상 정책을 발표했다. 배터리 업계는 지난해 11월 민·관 합동 '이차전지 산업 혁신전략'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50조원 이상의 국내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고금리·고물가 등 대외 불확실성에도 2~3년 내 적기 투자가 필요함을 보여 주는 것이다.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투자 세액공제율 상승은 단기적으로 세수가 감소, 국가 재정 운용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기업 신규 투자로 일자리 창출과 국내 실물경제 활성화를 고려, 중장기적 시각에서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국내 시설투자 확보를 통한 관련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공급망 안정화 효과도 기대된다. 현재 국내외 경제 환경은 그리 평안하지 않다. 평안할 때도 위험과 곤란이 닥칠 것을 대비해야 한다는 사자성어 '거안사위'(居安思危)를 생각해 정부의 조속한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승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sjcho@kiep.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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