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이 미국 조달시장에 국내 기업 다수를 진출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KAIST는 경영대학 글로벌공공조달연구센터 주도로 900억원 규모 미국 조달시장에 16개 국내 기술혁신 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미국 현지 조달 기업인 웨스트캅과 협력해 미국 매사추세츠 주정부에 실험실 물품 및 장비를 공급하는 국제입찰을 공동 기획했다. 의료용품, 진단장비, 실험실 장비·비품, 안전장비 등 납품 가능한 국내 기업을 모집하고 제안서 작성을 총괄했다.
참여 기업들은 웨스트캅이 지난달 매사추세츠 주정부로부터 최종 주계약자로 선정되면서 매사추세츠 주정부와 전 지역 공공기관·대학 등에 제품을 납품하는 공급조달업체 자격을 얻었다.
매사추세츠주는 미국 내 생명과학 클러스터와 바이오테크 허브다. 1000여개 바이오테크 기업과 연구소 및 병원,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 등 173개 대학 소재지다. 실험실 물품 및 장비 수요가 꾸준하다.
다자공급계약 기간은 2029년까지다. 매사추세츠 주정부는 약 750만달러(약 900억원) 공공조달 구매 예산을 운영할 예정이다.
미국 연방정부 공공조달 시장은 2017~2021년 기준 연평균 약 5696억달러(약 70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시장이다. 그러나 한국 기업 점유율은 2021년 기준 0.34%에 불과하며 이 또한 주한미군 대상 한국 내 조달이 대부분이다.
이번 입찰을 공동 기획한 김만기 교수는 “국내 기업의 해외 공공조달 시장 진출에 어려움이 있으나 지속적인 역량 강화교육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공공조달연구센터는 지난해 2000쪽이 넘는 미국 연방조달규정(FAR) 전문을 16개월에 걸쳐 우리말로 번역하고 해설을 더한 규정집을 출판하기도 했다.
또 2018년부터 '국제입찰&공공조달 관리과정(IGMP)'을 개설해 해외공공조달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 대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해왔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16개 기업 중 13곳도 IGMP를 수료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해외 공공조달 시장 이해를 높여 국내 기술혁신기업 해외시장 진출 확대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며 “성능과 품질이 검증된 우수 혁신제품들이 해외 조달시장에 적극 도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KAIST 글로벌공공조달연구센터는 우리 기업 사업영역을 해외로 확장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2018년 설립됐다. 신신제약 미국 보훈조달시장 주계약자 선정 지원, 씨젠·진메트릭스·솔젠트·SK바이오 등 해외 공공진출 사업을 지원해왔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