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SK하이닉스, 생산 축소·첨단 제품 강화 "하반기 반등 노린다"

투자 50% 줄이고 재고 소진 총력
메모리 가격 안정화로 위기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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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올해 설비 투자 '50% 축소'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D램과 낸드 플래시 메모리 생산도 감산할 방침이다. 재고를 최소화해 메모리 가격 안정화를 꾀하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1일 실적발표에서 1분기 메모리 공급 비트그로스(메모리 용량을 1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률) 축소를 예고했다. 감소율은 D램의 경우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수준으로, 낸드는 한 자릿수로 줄일 계획이다. 스마트폰과 PC, 서버 등 전방 산업 성장 둔화가 1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고려한 조처다.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감소시켜 메모리 업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재고를 대폭 줄이겠다는 취지다. 현재 메모리 재고량은 공급사 기준 20주 이상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메모리 공급사와 고객사 재고가 사상 최대 수준이며 심각성을 상기시켰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3분기 실적발표 당시 올해 설비 투자를 50% 이상으로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도 이 같은 투자 축소 기조를 유지한다고 재확인했다. 다만 하반기 시장 반등 가능성과 첨단 공정 전환 필요성을 강조하며 추가적인 축소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2위 메모리 기업인 SK하이닉스 행보로 메모리 재고가 빠르게 소진, 가격 안정화가 실현될지 주목된다. SK하이닉스뿐 아니라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도 감산에 가세해 재고 소진에 긍정적이다. 다만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인위적인 감산에는 나서지 않겠다고 밝혀 현재 수요 대비 공급이 초과한 현 시황이 얼마만큼 개선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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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인텔로부터 인증을 획득한 10나노급 4세대 서버 D램 DDR5

SK하이닉스는 생산량 조정으로 메모리 시장 반등 기회를 노리면서 동시에 DDR5 D램 등 미래 성장 동력은 놓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인텔이 DDR5를 지원하는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를 내놓으면서 서버 교체 수요를 일으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부가가치가 높은 DDR5 D램을 적기에 공급, 실적 개선의 토대를 마련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데이터센터 구축과 교체 주기를 봤을 때 올해에서 내년 서버 장비들의 교체 주기가 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고부가가치 제품 공급도 늘릴 계획이다. SK하이닉스 10나노급 4세대(1a) D램 생산 비중은 작년 연말 기준 20%, 176단 낸드는 60%까지 확대됐다. SK하이닉스가 시장에 공급하는 최신 제품으로 이미 안정적 수율 궤도에 오른 성과다. 4세대 DDR5 D램은 업계 최초로 인텔 인증도 획득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차세대 제품인 5세대(1b) D램과 238단 낸드 개발과 양산 준비로 내년 시장에 대비할 것”이라며 “첨단 공정 전환에 대한 설비 투자는 지속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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