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 소재 수입액 20여년만에 최저…"국산으로 대응 가능"

지난해 일본산 '불화수소' '불화폴리이미드' 수입액이 20여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두 품목은 지난 2019년 일본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수출규제를 단행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다.

9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 서비스 K-stat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기준 일본산 불화수소 수입액은 713만달러(약 89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 이상 급감한 것이다. 또 월평균 수입액이 60만달러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총 수입액은 770만~800만달러 규모로, 2003년(782만달러) 이후 최소다. 올해는 이와 비슷하거나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세정·식각 등에 사용하는 핵심 소재다. 일본 정부는 2019년 7월 한국을 상대로 불화수소와 함께 불화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를 수출규제 품목으로 지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공급받는 불산 원재료로 불화수소를 양산할 수 있다”면서 “불화수소 원재료 공급망을 다변화한 것이 일본산 수입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일본산 불화폴리이미드 수입액도 전년보다 9.5% 감소한 6855만달러를 기록했다. 12월분을 합하면 7000만달러대 중반 수준으로, 2005년(7662만달러) 이후 17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반도체에 미세회로를 형성하는 데 사용하는 포토레지스트의 대일 수입액은 10.9% 감소한 2억9954만달러를 기록했다. 연 단위로는 3억달러대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그동안 민·관이 일본을 대체할 공급망을 확대하고 독자 기술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면서 일본 의존도를 대폭 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직후 3대 품목을 포함해 일본 의존도가 높은 100대 품목에서 해외 기업 투자 유치 등으로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제조 기술과 생산 기술 강화로 힘을 보탰다.

국내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의 3대 수출규제 품목은 국산화 기술로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 “완전한 기술 자립화는 아니지만 제품 개발·생산 등에서 의미 있는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 일본산 '불화수소' 연간 수입액(단위 천달러, %)

자료:한국무역협회 K-stat

日 수출규제 소재 수입액 20여년만에 최저…"국산으로 대응 가능"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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