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회계 자율 공시로 투명성 강화
산업 이중구조 해소해 약자 보호
연 매출 1조원 글로벌 신약 개발
규제혁신 로드맵 세워 집중 지원
#고용노동부가 새해를 '노동개혁 원년'으로 선포했다. '노조 회계 공시시스템'을 구축해 노조의 자율적 공시를 유도하고, 조선업 등 산업 전반의 '이중구조' 문제를 해소해 노동시장 약자를 보호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보건복지부는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에 총력을 다한다. 2027년까지 단일 제품으로 연간 1조원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2개 내놓을 수 있도록 산업계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 연두 업무보고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고용부, 법치 기반 노동 개혁·이중구조 해소에 방점
고용노동부는 '상생과 연대의 노동시장 구축'을 주제로 2023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새해 3대 중점과제로 △법치 기반의 노동 개혁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 노동시장 불확실성에 선제적 대응 등을 꼽았다.
고용부는 1953년 만들어진 근로기준법이 큰 변화 없이 70년간 유지되는 과정에서 낡은 규범이 잔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새해에는 불필요한 갈등을 예방하고 노동의 가치가 존중될 수 있도록 노사 법치주의를 확립할 방침이다.
먼저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달 31일까지 자율점검 기간을 운영하고 3월 '노동조합법 시행령' 개정에 착수해 노조 회계감사원의 독립성·전문성을 제고한다. '노조 회계 공시시스템'을 3분기 구축해 노조의 자율적 공시를 유도하는 한편 공시 대상·항목·절차 등을 담은 입법안도 마련한다.
불법·부당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오는 20일부터 고용부 홈페이지 내 '온라인 노사 부조리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폭력 등을 통한 노동조합 활동 방해, 노동조합 재정 부정사용, 포괄임금제 오남용 등 노사의 불법·부당행위 전반이 신고대상이며, 의심 사례에 대해서는 신속히 지도·점검하고 시정할 계획이다.
다음 달 중 '근로시간 제도 개선안'도 입법예고 한다. 근로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동시에 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현재 주 단위에서 최대 연단위까지 다양화한다.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전 업종 대상 3개월로 확대하는 한편,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휴식 보장 등 건강권 보호방안도 병행한다.
고용부는 국내 노동시장이 대기업·정규직 노조가 중심이 돼 돌아가고, 이동성 제약과 격차 등으로 이중구조가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상생임금위원회'를 이달 중 발족하고 '임금정보시스템'을 연내 구축해 업종·직종별로 노사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한다. 다음 달까지 '조선업 상생협력 실천협약'을 체결한 후 실태조사를 통해 원하청 상생모델을 타 업종 확산시킨다. 3월 중에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중구조 해소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고용부는 새해 경기침체 장기화, 초고령화, 급속한 디지털화 등에 선제 대응해 인력수급 미스매치를 해소한다.
'업종별 취업지원허브'를 반도체·조선업에 설치하고 인력수요를 신속히 파악·지원해 향후 정보기술(IT)·자동차·바이오 등으로 확대한다. 선도기업과 혁신훈련기관을 활용한 혁신훈련을 디지털 분야에서 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까지 확대하고 양성 규모도 3만6000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보건부,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총력
보건복지부는 새해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2027년까지 단일 제품으로도 1조원 규모 연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신약 개발사를 육성하고, 의료기기 수출을 세계 5위권을 달성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한다.
이를 위해 △혁신 의료기기 통합심사제도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확대 등 선진입·후평가 제도를 추진하고 첨단재생의료 치료 기회를 늘리고 상용화를 촉진할 계획이다. 새해 상반기까지 혁신적 의료기기, 혁신·필수 의약품, 디지털헬스케어, 첨단재생의료·바이오의약품, 뇌기계 인터페이스, 유전자검사, 인프라 분야 규제개선 방안 등 '바이오헬스규제혁신로드맵'을 수립한다.
인재 양성에도 집중한다. 올해 상반기 바이오헬스 산업 인재 양성방안을 수립해 2027년까지 생산·연구 인력을 11만명 수준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또 대통령 선거 공약이었던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를 구성해 범부처 거버넌스를 추진한다.
보건 안보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바이오 신기술 투자를 늘린다. 2027년까지 필수 백신 국산화에 2151억원, 2023년까지 메신저리보핵산(mRNA)백신에 210억원, 2029년까지 항바이러스제에 464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2027년까지 방역·의료안전 기술 고도화에 857억원, 감염병 유행상황에서 활용 가능한 비대면 진료 기술 개발에 288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의료 서비스가 디지털, 데이터 중심으로 바뀌는 것에 대비한다. 새해 상반기에 '건강정보 고속도로' 시스템을 개통하고 지역 기반 응급환자 정보공유 실증 등 서비스모형을 개발한다. 100만명 규모 임상·유전체 데이터뱅크를 구축하고 암 등 주요 질환 극복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을 활성화한다. 특히, 암 특화 빅데이터(K-CURE)를 구축할 계획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저성장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바이오헬스 강국 도약 전략을 추진하겠다”면서 “보건 안보와 민관 협업 투자를 계속하고 해외 자국 보호조치를 우리 기업들이 헤쳐나갈 수 있도록 맞춤형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