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기구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한국은행도 내년 성장률을 1%대로 전망하면서 정부에서도 1%대 전망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달 중하순경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거시경제 지표 전망치를 수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매년 12월 중하순경 다음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올해 성과와 내년 추진 과제를 발표한다. 앞서 지난 6월 공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기획재정부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다. 2.5% 성장률에도 내년 경기 둔화 가능성이 반영됐으나 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치솟고 에너지 가격 상승, 수출 감소가 겹치면서 추가적인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
주요 기관들의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는 줄줄이 하향되고 있다.
KDI는 내년 성장률을 1.8%로 낮췄다. OECD도 종전 2.2%에서 0.4%P 하향한 1.8%를 내다봤다. OECD는 특히 2024년에도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1.9%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기준금리 인상 직후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대비 0.4%P 하향한 1.7%로 조정했다.
통상적으로 경기 침체를 앞두고 정부가 내놓는 전망은 다른 전망기관의 수치 대비 성장률 목표를 높게 잡는다. 경기 방어에 대한 정부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2020년 6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그해 성장률을 0.1%로 예측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점이어서 0.1% 성장률조차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당시 한국은행(-0.2%), 국제통화기금(IMF, -1.2%) 등 대부분 기관은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한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플러스 성장 사수 의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내년 성장률도 잠재성장률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2.0% 수준을 예측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다만 내년 성장률에 정부가 경기 방어 의지를 반영할지는 미지수다. 2020년에는 급격한 경기 하락으로 4차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쳐 정부 역할이 중요했다. 그러나 정부는 내년에는 긴축을 예고한 상황이다. 국회에 제출된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2차 추경안 대비 감소한 639조원으로 편성됐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평소 경제 상황을 액면 그대로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추 부총리 취임 후 기재부는 물가, 고용 등 주요 경제동향 지표를 발표할 때마다 향후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가감없이 전달해왔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산, 세제 논의가 아직 국회에서 진행 중인만큼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