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제조공정 분야 가상협업공장 실물공장 구축사업이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내년 목표였던 실물공장 구축이 지연될 전망이다. 비연구개발(R&D) 분야인 실물공장 구축은 업종별로 업계가 직접 나서야 하는 상황이어서 기업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27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로봇분야 제조공정 가상협업공장을 구현하기 위한 실물공장 구축은 일러야 2024년 추진될 전망이다. 내년부터 실물공장 구축을 위해 정부 예산에 반영하는 것을 추진했지만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상협업공장은 윤석열 정부가 2027년까지 50개를 구축하겠다고 국정과제로 발표한 사업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디지털트윈 기술을 접목해 가상공간에서 밸류체인 내 공통 문제를 해결하는 구상이다. 현실에서 일어날 문제를 고차원 디지털 기술로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 제조현장에 접목되면 시뮬레이션으로 오류를 미리 발견해 불량률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
로봇 분야에서 추진하는 가상협업공장은 실물공장을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해 가상화하는 형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R&D 사업인 '대·중견·중소 디지털협업공장 구축 기술개발' 사업으로 50억4000만원을 편성했지만 비연구개발(R&D) 사업 예산은 편성하지 않았다.
가상협업공장은 공정 개선을 위해 공장을 멈추거나 디지털트윈 접목 비용이 소요돼 중소기업이 직접 투자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실물공장 구축을 위한 지원이 중요한 업종도 있다.
로봇산업진흥원 관계자는 “가상협업공장의 실물공장은 모든 라인을 가상화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지어져야 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투자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있다”고 밝혔다.
로봇산업진흥원은 시범사업을 통해 선제적으로 가상화 역량을 확보해 실물공장 구축을 위한 예산이 내년에 반영될 수 있도록 산업부와 협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달 말까지 기존에 '제조로봇 표준공정모델 실증·보급사업'에 참여한 기업을 대상으로 전기전자 및 자동차 부품 분야 '제조공정 가상 협업공장 시범모델 개발사업' 참여기업을 선정하고 있다. 전기전자 분야 인쇄회로기판(PCB) 및 전자부품 실장기판 제조공장은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이, 자동차용 기타 신품 부품 제조공장은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활용해 가상화한다.
이 관계자는 “시범사업으로 로봇 활용한 제조공정에 대한 가상화 작업을 시작하면서 섬유, 화학 등 특정 업종을 제한하지 않고 향후 가상 협업공장에 반영할 계획”이라면서 “내년 예산은 받지 못했지만 산업부와 협의해서 2024년 예산으로 반영해 실물공장과 디지털 트윈 공장을 함께 구축하는 것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