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암 조기 진단 집에서도 간편하게…KIST, 소변용 방광암 진단 키트 개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오상록)은 정영도 생체분자인식연구센터 박사팀이 강석호 고려대 의대 비뇨의학과 교수팀과 집에서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변용 방광암 진단 키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진단 키트는 소변의 전처리 없이도 방광암 바이오마커를 높은 정확도로 검출할 수 있다.

현재 사용되는 소변 검사 키트는 민감도가 낮고, 요도에 관을 삽입해 방광 내부를 검사하는 방광경 검사는 고통·부담이 커 환자에게 간편하고 정확한 진단 기술이 요구된다.

연구팀은 물과 기름이 층을 이루는 원리를 활용해 방광암 바이오마커를 검출하는 새로운 진단 키트를 설계했다.

소변에서 방광암 바이오마커를 검출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소변 내 바이오마커의 농도가 낮고 혈뇨와 같은 불순물이 신호를 방해했기 때문이다.

반면, 개발 진단 키트는 바이오마커와 결합된 필름이 파괴되며 발생하는 부력 있는 신호 전달체가 기름층으로 이동해 신호를 발생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혈뇨와 같은 불순물이 신호에 간섭하지 않도록 설계됐으며 신호 증폭 효과를 극대화해 바이오마커를 정확히 검출할 수 있다.

고려대 비뇨의학과에서 환자 80명과 정상인 25명을 대상으로 이중맹검(피험자와 실험자 모두에게 연구의 독립 변인이 누구인지 알리지 않고 실험하는 방법)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개발된 진단 키트의 민감도가 88.8%에 달하는 것을 확인했다.

기존 상용화된 검사법 민감도가 20%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크게 향상된 결과다. 특히 개발 키트는 초기 방광암도 높은 정확도로 검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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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용 연구원(왼쪽)과 정영도 박사가 환자 소변 샘플과 개발한 진단키트를 이용해 방광암 진단 테스트를 하고 있다.

개발 진단 키트는 비침습적이고 간편한 소변 검사를 통해 방광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이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방광경 검사를 줄이고 조기 발견으로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삶의 질까지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종합 검진 센터에서 대량으로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식과 가정에서 간편히 사용할 수 있는 제품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영도 박사는 “간단한 방광암 진단 키트를 개발해 불필요한 방광경 검사를 줄이고자 한 이번 연구에서 방괌암 조기 진단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강석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KIST와 고려대 간 임상중개연구를 통해 이루어진 성과로 방광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환의 조기 진단 기술 개발에도 새로운 길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정영도 박사와 강석호 교수가 한국기계연구원의 이동진 박사와 함께 창업 예정인 '플로트바이오사이언스'는 균일한 대량 생산이 가능한 소변용 방광암 조기 진단 키트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2024년 NST 융합 창업 챌린지에서 예비융합창업팀으로 선정됐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 및 연구재단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에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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