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파마들이 인공지능(AI)을 축으로 신약 개발 패러다임을 재설계하면서 신약 개발의 승부처가 'AI'와 '데이터'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AI로 연구와 임상 전 과정을 통합하고 개발 속도와 성공률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전략에 속도를 내면서 이 분야 글로벌 협력 확대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2026 바이오코리아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 릴리, 암젠, 애비브가 AI 기반 신약 개발과 개방형 혁신 전략을 공유했다. 이날 행사에는 200여명 이상이 몰려 AI 기반 신약개발에 대한 높은 관심을 실감케 했다.

일라이 릴리는 AI를 단순 연구 보조도구가 아닌 핵심 시스템으로 삼고 연구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있는 시도를 공개했다.
일라이 릴리의 푸시카 가네카 프론티어 AI 디렉터는 “자체 AI 시스템 '커널 릴리'를 중심으로 신약개발 전 과정을 재설계하고 있다”며 “단순 모델 도입이 아니라 연구 전반을 AI와 연결하는 AI 네이티브 운용체계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일라이 릴리가 활용하는 AI는 스스로 가설을 생성하고 실험을 설계해서 결과 해석까지 수행하는 에이전트형 AI다. 릴리는 이를 기반으로 분절된 연구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하고 연구자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 에이전틱 AI가 데이터 수집과 보고서 작성을 자동으로 수행하고 멀티 에이전틱 AI 협업 체계 기반으로 연구자 간 협업해 연구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재고 확인, 샘플 준비, 실험 실행을 연결하는 과정을 AI로 자동화한 '에이전틱 랩'도 구현해 기존 1~2주가 걸리던 작업을 불과 수 분 만에 수행하는 환경도 구현했다.

암젠은 AI로 신약 개발 전 과정을 혁신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단백질 치료제, 항체 치료제, 다중특이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다양한 모달리티에서 AI를 적극 활용하면서 크리스퍼(CRISPR) 기반 실험으로 이를 검증하는 방식을 운용하고 있다.
아이 칭 림 암젠 연구부문 부사장은 “신약 개발 전반에 AI를 적용한 결과 최근 2~3년 간 후보물질 개발 시간을 절반으로 줄였고 성공률은 2배 높아졌다”며 “임상시험에서도 AI를 활용해 환자 모집 성공률을 높이고 시험 설계를 최적화해 전체 기간을 줄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암젠은 AI 활용의 핵심을 데이터로 보고 대규모 데이터를 확보했다. 현재 2500만건의 유전자 데이터, 14만5000만명 규모의 단백질 데이터 등을 적용하고 있다. 자체 데이터 기반의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도 구축하고 여러 기업과 전략적인 연합학습도 수행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애브비는 개방형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국가별 의료 AI 선도기업과 개방형 혁신 범위를 확대하고 각국 정부와 협업해 글로벌 생태계를 혁신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닉 파시 아스트라제네카 디지털·IT 총괄은 “신약 개발을 넘어 의료 생태계 전반으로 AI 적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며 “조기 진단, 환자 관리, 의료 접근성 개선 등에서 각국 정부, 병원, 스타트업과 협력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AI 기반의 글로벌 혁신 허브를 구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애브비도 외부 협력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AI 기술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강명선 애브비 디스커버리 AI 파트너십 디렉터는 “신약 개발에서 AI 중요성이 커지면서 더 이상 단일 기업의 경쟁이 아닌 파트너십 기반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단일 기업이 모든 기술을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면서 기술 라이선스, 데이터 공동 개발, 파운데이션 모델 협력 등 다양한 형태의 파트너십 기반으로 혁신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내부 연구에 활발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