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효율 높이는 SaaS 협업 툴, 규제에 발목

반디·조선 등 핵심기술 보호 아래
국내 제조업 해외법인 도입 불가
해외 경쟁사比 소통 경쟁력 떨어져
韓 협업 툴 기업, 시장 확장 어려움

Photo Image

실시간 협업을 통해 비즈니스 생산성을 제고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협업 툴이 각종 규제에 발목을 잡혔다.

협업 툴 서비스 공급사는 제조, 금융, 공공분야 사업 확대에, 이용 기업은 신속한 환경변화 대응과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에 제약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대표적 SaaS 협업 툴인 NHN두레이, 네이버웍스, MS팀즈 등은 해외에 지사를 둔 글로벌 제조사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로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전자, 자동차, 조선 등 12개 분야 71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인 산업기술보호지침 17조 10항에 따르면 '클라우드 서비스 또는 이와 유사한 서비스에 저장된 국가핵심기술에 대한 외국기업 등 접근권한 부여·열람·사용 등의 허용'에 있어 해당 기술 보유한 반도체, 자동차, 조선 업체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승인을 얻어야 한다.

글로벌 제조사는 공급 체인이 해외 곳곳에 산재돼 있다. 본사와 해외 소재 법인간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고 해당 산업 관련 기업과도 신규 제휴와 변경 등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지만 이를 가능케하는 협업도구 이용이 어렵다.

클라우드 기업 관계자는 “삼성전자 반도체, SK하이닉스 반도체, 삼성중공업,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한국 기업은 해외법인, 제휴 업체와 소통에 있어 단계 단계마다 국가 기관의 승인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소통 한 번에 최대 수십일까지 걸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Photo Image

이어 “인텔, TMSC,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은 퍼블릭 클라우드 사용상 제도적 제약에서 국내 기업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비즈니스를 펼친다”며 “자동차 기업의 경우 개발 가속화와 고객경험 강화를 위해 개발 단계부터 다양한 SaaS 협업 툴을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고객사 4000여곳을 확보한 NHN두레이, 국내 1위 협업 툴로 평가 받는 네이버웍스의 경우 글로벌 한국 제조사 공급 사례는 전무하다. 글로벌 제품인 MS팀즈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 분야뿐만이 아니다. 금융권은 망분리로 인해 퍼블릭 클라우드인 SaaS 협업 툴을 이용하기가 어렵다. 외부 클라우드에 있는 컴퓨팅 자원을 내부망으로 끌어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NHN두레이의 경우 금융권 공급 사례가 없다. 네이버웍스는 일부 금융사의 모바일 앱에서 이용하지만 공식 공급 사례로 보기는 어렵다. EA 계약 시 무료 사용이 가능한 MS 팀즈는 은행과 보험사 일부 부서에서 사용할 뿐 전사 확산은 어렵다.

공공분야는 망분리와 클라우드서비스 보안인증(CSAP) 제도로 SaaS 협업 툴이 진출하기 어려운 분야다. NHN두레이가 CSAP 인증을 받아 50곳에 공급됐을 뿐이다. 이마저도 대민 업무 등 한정된 분야에서 사용된다. 네이버웍스는 CSAP을 받기 전, MS팀즈는 CSAP 인증을 받기가 어려운 상태다.

정부가 국정원과 협의를 통해 SaaS 협업 툴 도입을 검토하지만 망분리 원칙을 지키면서 실시간 협업 툴 성능 저하를 막기 위한 방안 마련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협업 툴 기업 관계자는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퍼블릭 클라우드 활용을 통한 실시간 공유와 협업 강화가 필수”라며 “유연한 업무 환경을 위해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